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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회서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회서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회서신   지존하신 분의 거처에 몸을 숨기고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는 사람아, 야훼께서 네 피난처시요 네 요새이시며 네가 의지하는 너의 하느님이라고 말하여라. 그 분이 너를 사냥하는 자의 덫과 죽을병에서 건져 주시어 당신의 날개로 덮어 주시고 그 깃 아래 숨겨 주시리라. (시편 91편 1~4절, 공동번역)   코로나19 감염증이 외부 유입 단계를 넘어 지역 확산 단계로 급속히 진전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위기 가운데 있는 모든 분들, 특별히 대구와 청도의 시민과 교회에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께 의지하며, 정부와 교회와 이웃 사회와 더불어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상황에서 먼저 우리 자신을 돌보되, 공동체가 지니는 상호의존성의 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한 개인위생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우리’를 위해 신속하게 정부가 정한 매뉴얼대로 공개적인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대재난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우리 모두가 상호의존적인 생명의 안전망을 구성하는 마디라는 깊은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다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   현재 전국 어디도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두려움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라고 주신 선물이지 결코 우리의 신앙의 나약함이 아닙니다. 다만 두려움이 우리의 존재 전체를 집어삼켜 우리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무너뜨리고 이웃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스스로 예방에 힘쓰면서 상대를 배척의 눈이 아닌 상호 돌봄의 눈으로 바라보며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합니다. 전염병이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며 특정 국가의 기독교정책을 그 근거로 운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재난과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책무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며 속죄양을 삼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의에 충만하여 선과 악을 가르는 심판자의 위치에 서서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신앙적 오만에 불과한 것이지 결코 세상을 구하는 힘이 아닙니다. 국적, 인종, 종교, 이념을 떠나 가장 위급한 이에게 가장 먼저 구호를 실천하는 인류공동체의 기본원칙을 되새기며, 혐오와 차별이 아닌 상호 연대와 인류애의 정신으로 대재난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 된 교회들에 당부 드립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세상 목회와 선교와 정치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입니다. 하나님의 백성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이웃을 위한 교회, 세상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 교회의 공동체적 정체성의 표현인 집회는 공적 유익을 우선시하면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교회당에서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최근의 사례로 재확인되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고통에 빠진 시기에 우리의 신앙 형식이 세상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위기의 시기에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와 경건을 훈련하고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제 곧 다가오는 사순절 기간에 교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묵상집이나 공동예배자료를 통해 우리의 신앙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정책이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다만 정부관계 기관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닙니다. 교회 역시 이 상황에 발맞추어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 하고 세상에 불어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구지역은 물론 각 발생지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포함하는 모든 집회를 당분간 중지하자는 제안들이 있습니다. 이런 제안들은 결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교단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침이 필요합니다. 본회 역시 향후 2주간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적합한 근무형태를 취하면서 이 위기 상황에 책임적으로 우리의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기원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모든 교회가 상호의존성과 자기 비움의 영성으로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20년 2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윤 보 환 총 무 이 홍 정  
2020-03-13 12:01:40
커뮤니티팔-e뉴스 16호) <고향>, 팔레스타인에서 온 강렬한 예술
팔-e뉴스 16호) <고향>, 팔레스타인에서 온 강렬한 예술
<고향>, 팔레스타인에서 온 강렬한 예술 Susannah Stubbs미국장로교 청년자원봉사단(PCUSA-Young Adult Volunteer) ‘고향’ 은 ‘비서구권’으로 여겨지며 예술계에서 종종 잘 표현되지 않고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한 다양한 지역의 예술을 다루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전시입니다. 중동의 예술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에는 팔레스타인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이 많이 전시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 대해 잘 모르지만 더 알고 싶은 사람으로서, 특별히 예술가들의 눈을 통해 그곳의 상황을 배울 수 있게 되어 설렜습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시각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대화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광화문에서 저는 한국과 미국의 국기를 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있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광화문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광화문과 미술관에서 경험하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느낌은 매우 다릅니다. ‘고향’ 전시의 일부로 소개된 팔레스타인 예술은 방문객들에게 팔레스타인 상황을 알리는 것 그 이상을 제공합니다. 사진, 그림, 조각, 멀티미디어 그리고 행위미술 등으로 잘 구성된 이 전시는 공감을 외치고 있고, 상실과 장소에 대한 복잡성을 반영하며 창조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점령’에 대해 기록하기 (사진: 황보현 목사)   ‘점령’이란 제목의 아람 시블리(Ahlam Shibli) 사진들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도시 알-칼릴(Al-Khalil)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도로와 집, 편의점 사진들을 보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이 정상적인 느낌은 철조망, 감시탑, 이스라엘인들이 남긴 복수 표시들을 보면서 점점 고통스럽게 변합니다. 이런 광경들은 알-칼릴에서 매우 평범하게 존재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과 이웃들 사이에 장벽을 쌓음으로써 점령자들에 대한 감정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점점 더 많은 공간을 빼앗기며 조용히 좌절하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그래서는 안 됩니다.   침입자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와 파편으로 가득찬 통들Occupation, Ahlam Shibli.‘점령’, 아람 시블리. 출처: ahlamshibli.com     이 사진들을 지나 압둘 헤이 모살람 자라라(Abdul Hay Mosallam Zarara)의 화려한 조각들과 술레이만 만수르(Suleiman Mansour)의 그림들을 보며,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나의 무거운 감정은 경외감과 존경심을 포함한 감정으로 변했습니다. 아름답고 생생한 표현의 그림들과 조각품들 중에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 많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고 일하며 공동체에서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만수르의 그림은 더 초현실적입니다. 한 그림은 거대한 여성이 앉아 있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녀의 주위에는 마을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그녀의 다리 사이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 나옵니다. 이것은 유산과 힘에 대한 강력한 표현입니다. 이 예술가들에 대해 살펴보며, 팔레스타인 문화에 존재하는 수무드(sumud)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수무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시민 불복종운동을 행하는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사용해온 개념으로 한결 같은 인내를 말합니다. 이 작품에서 본 것이 바로 그 수무드입니다.   The Village Awakens, Suleiman Mansour. ‘깨어난 마을’, 술래이만 만수르. 출처: paljourneys.org      주마나 에밀 압보드(Jumana Emil Abboud)의 작품들에는 보다 추상적이고 환상적인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팔레스타인 동화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는 "살과 뼈의 산 풍경"(Flesh and Bone Mountain Landscape)이라는 그녀의 그림이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 은은하게 칠해진 분홍색 바탕으로 뼈들이 흩어져있는 갈색 언덕 앞에 단순하게 그려진 한 여자가 서 있습니다. 여자에게는 손이 없습니다. 이것은 바꿀 수 없는 상실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생긴 무력함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그것은 조용히 애절하면서도 동시에 엉뚱합니다.   팔레스타인 동화 '손이 없는여자'(The Handless Maiden)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Flesh and Bone Mountain Landscape”, Jumana Emil Abboud."살과 뼈의 산 풍경”, 주마나 에밀 압보드. 출처: Ibraaz.org     전시된 또 다른 작품은 얼룩진 흰 옷들이 걸린 선반과 더러워진 큰 방수포였습니다. 영상에는 같은 옷을 입은 갈색 진흙으로 덮인 사람들이 방수포 위에 줄을 서서 옷이 거의 다 깨끗해질 때까지 센 물줄기로 씻기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의 목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를 부채질하는 순수와 정화라는 개념을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sema.seoul.go.kr   아람 시블리의 또 다른 작품인 ‘동부 LGBT’ 사진 컬렉션도 보았습니다. 이 사진들은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여러 지역의 동성애자들과 트랜스젠더들, 그리고 그들이 사는 환경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들이 입는 옷이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사적인 장면이지만 존경스러웠고, 또 화려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어려움에 직면하여 온전하고도 아름답게 살아가는 한결 같은 인내인 수무드의 또 다른 표현으로 느껴졌습니다. Eastern LGBT, Ahlam Shibli.“동부 LBGT”,  아람 시블리. 출처: ahlamshibli.com       ‘고향’ 전의 주제 중 하나는 "침묵의 역할을 다하는 작품" 이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저는 상실감과 특별한 종류의 침묵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치 나무에 매달린 마지막 꽃의 침묵과도 같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지켜내고 있는 아름다운 어떤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전보다 열린, 그리고 조금 더 부드러워진 마음을 안고 전시장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더 절박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 전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마도 이스라엘 점령 측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전시는 실제 그곳 사람들의 관점으로 상황을 보게 되는 도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민족이나 종교 또는 정치지형의 어느 측에 있든 상관 없이 모든 사람에게는 고향이 있습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자연재해나 점령, 전쟁, 민족분단 등으로 잃어버린 고향을 깊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고향’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3월 8일까지(무료입장) 열립니다. 이 전시를 통해 중동, 특히 팔레스타인에서 온 이 강렬한 예술을 경험해보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2020-02-28 16:09:49
커뮤니티팔-e뉴스 16호) 팔레스타인에서 30일 살기- 소식2
팔-e뉴스 16호) 팔레스타인에서 30일 살기- 소식2
팔레스타인에서 30일 살기- 소식2   작성: 우리 모두 산다   소위 성지를 방문하며 마주치는 젊은 이스라엘 군인들은 총을 든 채, 무장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수시로 나의 종교가 무엇인지 물었고, ‘그리스도교인’이라는 나의 대답은, 그들에게 나를 경계하지 않아도 될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교인이라는 정체성이 미국 중심의 제국체제 안에서 ‘안전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안도와 굴욕. 누군가 차별 당할 수 있는 이유가 나에게 없어서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언제든지,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 차별의 잣대가 나에게도 올 수 있기에 부당한 것으로 여겨야하는 것인지, 복잡한 심경이 찰나에 교차했다.   이분법적 사고. 이토록 편하고 단순하며, 폭력적인 것이 있을까. 아랍/비아랍, 유대/비유대, 그리스도교/비그리스도교, 이슬람/비이슬람. 이분법으로 단순화된 사고는, 그 구분 안에 있는 소수자들의 ‘있음’을 없애버린다. 아랍 그리스도교인, 유대 이슬람, 아랍 유대인의 존재는 쉽게 간과된다. 또한, 특정 권력이 이분법의 기준을 소유할 때, 자신이 선이 되고 다른 한 쪽은 일방적으로 악이 된다.   이러한 이분법은 법, 사상, 종교, 그리고 특히 문화를 통해 강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영화감독은, 유대 자본이 영화, 방송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유대인의 이미지와 아랍의 이미지를, 아랍사람들을 멍청하고, 위험하게 묘사하는 반면, 유대인들을 돈 많고 유쾌하며 똑똑한 사람으로 묘사한다고 한다.   지역 곳곳에 지난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과정에서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들이 있었다. ‘어느 시기에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곳이냐’ 묻는 나의 질문에, 가이드는 ‘특정한 시기는 없다. 매일 사람이 죽는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지금 Dheisheh 난민 캠프에는 장애를 가진 200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스라엘 군인이 밤중에 와서 죽이고, 끌고가고, 괴롭히고, 무기테스트를 한다고 한다. 골목을 돌아다니는데, 집집마다 사람들의 얼굴이 사진과 그림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스라엘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었다. 끝도 없고 계속 죽고 있다는 것이 끔찍한 사실이다. 캠프에서 만난 활동가는 마지막으로 우릴 Shoruq organization의 스튜디오로 초대 했다. 그곳에서는 여러 사진을 찍는 법, 음악 작업, 영상작업 그리고 춤 연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대단하다. 정말 이 사람들은. 무엇이 이들을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일까.   카이로스 팔레스타인의 젊은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이 말하길 ‘실제로 원수가 내 눈 앞에서 나의 땅, 친구, 가족을 괴롭히는 상황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 너무 어렵다. 어떻게 원수를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예수는 원수를 미워하지 않게 한다. 예수로 인해 이스라엘 사람 또한 사람임을 잊지 않게 된다. 다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서로 싸우게 된 이 상황과 구조를 바꿔야한다.’ 이 고백은 분쟁 그 너머에 시선을 둔 사람의 것이었다. 저항하고 싸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는 태도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그렇기에 그들의 저항의 움직임이 평화로울 수 있는 것일까. 앞서 언급한 Mitri Raheb 목사는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활동가이며, Dar Al-Kalima 예술 대학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인데, 그는 ‘어떻게 하면 저항을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변화의 가능성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예술 대학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고, 영화를 찍으며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창조하고 지속한다.’고 이야기한다.   베들레헴에서의 한 달. 예수가 태어났다는 그 동네는 참 평화로운 곳이었다. 금요일에는 무슬림들이, 일요일에는 그리스도교인들이 쉬며, 하루에도 수번씩 교회 종소리와 무슬림의 찬양이 번갈아가며 울려 퍼지는 곳이었다. 그동안 무관심하고 게을렀던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책감,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란 막연한 무력감을 마주했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계속 되고 있었다. 이스라엘이 세운 장벽은 그 자체로 너무도 차갑고 딱딱한 것이었지만, 도화지 마냥 알록달록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들의 저항은 춤과 노래가 있는 곳에 있다. 그들의 잔치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나에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2020-02-28 15:08:35
커뮤니티팔-e뉴스 16호) 적이 아닌, 친구 되기
팔-e뉴스 16호) 적이 아닌, 친구 되기
적이 아닌, 친구 되기 Yehuda Stolov Executive director of the Interfaith Encounter Association 저는 성지의 모든 사람들과 지역사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배우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친구가 되고 서로가 서로를 돌볼 때 유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모든 이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이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소망하고 확신합니다. 유대 민족이 인류 전체의 사회적, 영적 모델을 마땅히 계속 만들어나가기를 바랍니다.수십 년 동안 상황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가도 곧 희망을 잃습니다. 현장에서 공동체간 관계를 구축할 때에는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희망을 갖게 됩니다. 마치 주식시장과 같이, 때때로 매우 빠르게 상승한 다음 매우 빠르게 하락합니다. 따라서 짧은 시간에 큰 이득을 얻는 것은 대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켜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이러한 성장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종단간 대화모임” (Interfaith Encounter Association)은 이러한 방식으로 관계를 형성해 왔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배경과 신앙,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함으로써 그들의 연합을 도왔습니다. 만남이 이루어지고, 더 많은 사람이 모임에 함께 하게 되면서 우리는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우리의 일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우리 단체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희망을 주었던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적개심은 표면으로 드러나 있는 것만큼 깊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더 많은 희망을 줍니다. 다행인 점은, 우리가 뉴스를 통해 듣는 부정적인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천 명의 유대인, 무슬림 및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서 편견과 부정적인 태도를 극복하고, 서로를 살피며 진정한 우정을 쌓는 일상의 경험도 많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을 계속 경험하며 저는 희망을 얻을 뿐만 아니라, 성지의 사람들은 서로 적이 아닌, 친구가 되는 것이 훨씬 더 당연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희망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희망은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행동으로 우리를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종단간 만남이 정말로 차이를 잇고 건강한 공동체관계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실제로 이 만남에 참여하고 이를 실현하게 됩니다. 우리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기에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함께,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바꿀 것입니다. Being friends rather than enemies I hope that all people and communities of the Holy Land will learn to peacefully coexist and discover that their own being benefits when they are friends with the 'other' and when everyone cares for each other. I hope and am sure that this will lead to social and economic prosperity which everyone here will enjoy. For my own people, I hope that the Jewish Nation will continue to develop into the social and spiritual model for the whole of humanity that it should be.For many decades, the situation has been going up and down. People sometimes have unrealistic expectations that the conflict can be solved in a short time and then they lose hope. We need to look at the long-term perspective of building inter-communal relations on the ground and when we do that we gain hope easily. It is like the stock market: it sometimes goes up very quickly and then down very quickly. Therefore, it is usually impossible to make big profits in a short time. But if you look long term you will see that the market grows steadily over time and this growth is sustainable. This is what we do at Interfaith Encounter Association, by encouraging people from all backgrounds, all faiths and all beliefs to talk together regularly in a way which unites them. One encounter at a time, a few more people each time, we bring hope to the participants and to people who learn about our work.I look back at our organisation and I think about so many people we brought hope to. This makes me think that the animosity between our people is not as deep as it appears, and this view adds even more hope. I feel lucky that for me the current context does not only include what we hear on the news, but also include daily experience of thousands of Jews, Muslims and Christians coming together, overcoming prejudices and negative attitudes, and building true friendships of mutual care. Seeing this happening again and again not only brings me hope but also teaches me that it is much more natural for people of the Holy Land to be friends than to be enemies…Hope is important because it can lead to effective positive action. When people know that interfaith encounters lead to really bridging the gaps and building good inter-communal relations, they actually join and make it happen. If we share the same space, we have to learn how to live together and together, we will change our reality.
2020-02-28 15:06:28
커뮤니티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교회 생활 지침 안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교회 생활 지침 안내
평화를 빕니다.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에 따라 많은 분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의 특성상 사람이 많은 곳, 특히 다중이용시설인 교회당에서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이 최근 보도를 통해 재확인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감염병 예방을 통해서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유지함은 물론 지역 사회가 당한 어려움을 돕는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몇 가지 안내를 하고자 합니다.   1. 코로나19 개요 코로나19는 현제 제1급 감염병 신종 감염병 증후군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주 증상은 발열(37.5℃),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며 최대 잠복기는 14일로 적용하여 관리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1339에 우선 연락하고 안내를 받으시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일반병원 혹은 응급실 등을 바로 방문하지 않고 가까운 보건소나 특별진료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으며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2. 감염 예방 1) 개인위생 강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함이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손씻기 -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하루 3회 이상 씻어야 합니다. 외출 후에는 손씻기, 가능하면 세면까지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스크 착용 –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시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 차례 재사용은 또 다른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일정기간 사용 후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착용 전 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착용 동안 마스크를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감염증 의심자를 돌보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타인과의 다중 접촉이 많은 분은 KF80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합니다.   2) 외부활동 시 주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가능한 피합니다. 중국, 일본 등 감염병 유행 지역 방문을 자제합니다. 해외 출장 복귀자를 대상으로 전후 관리를 강화합니다. 내방자 응대 시에 주의하고 내방자를 위해서 체온계(비접촉식 권장), 손소독제, 마스크, 비누, 종이 타올 등을 비치합니다.   3) 위생관리자를 지정하여 꾸준히 관리하도록 합니다. 다중이용시설인 교회의 소독은 안전한 매뉴얼에 의해 실시되어야 하며 교회의 위생관리자가 소독을 담당하는 경우 감염예방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매뉴얼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예방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를 검색하셔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3. 의사환자 또는 확진자 발생 시 요령 1) 의사환자 발생 시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 후 1339에 문의합니다. 시설은 폐쇄 후 소독하고 질병관리 당국의 지도에 따릅니다. 2) 접촉자는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확진자는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3) 자가격리 등의 경우는 확산방지를 위해서 휴가 혹은 재택근무, 휴업 등으로 확산방지에 협조해야 합니다.   4. 교회의 경우 예배 등 집회에 사전 예방 혹은 보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1) 손소독제 비치, 정기적인 예배당 소독 등의 기본적인 예방 조치를 취합니다. 2) 예배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3) 공동식사, 성만찬, 성가대 찬양 등을 생략합니다. 4)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대응시기에 해당하는 약 2주간 예배, 집회 등을 축소, 중지할 수 있습니다.   예시) 감염병 확산에 따른 조치 (1) 천주교 대구대교구 : 2주간 모든 예전, 모임 중지 (2) 성공회 부산교구 : 2주간 성무일과 사제들만 참여, 일반성도 가정기도로 대체 (3)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북노회 : 2주간 주일 오전예배를 제외한 모든 예배 중지 권고 (4) 발생지역 교회 중 2주간 모든 집회 중지 사례 있음. (5) 한국기독교회협의회 3월 15일까지 모든 집회 형식의 모임 취소 또는 연기, 사무국 최소인원 순환근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2020-02-21 15:50:27
커뮤니티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교회 생활 지침 안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교회 생활 지침 안내
평화를 빕니다.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에 따라 많은 분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의 특성상 사람이 많은 곳, 특히 다중이용시설인 교회당에서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이 최근 보도를 통해 재확인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감염병 예방을 통해서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유지함은 물론 지역 사회가 당한 어려움을 돕는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몇 가지 안내를 하고자 합니다.   1. 코로나19 개요 코로나19는 현제 제1급 감염병 신종 감염병 증후군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주 증상은 발열(37.5℃),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며 최대 잠복기는 14일로 적용하여 관리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1339에 우선 연락하고 안내를 받으시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일반병원 혹은 응급실 등을 바로 방문하지 않고 가까운 보건소나 특별진료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으며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가 유일한 방법입니다.   2. 감염 예방 1) 개인위생 강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함이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손씻기 -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하루 3회 이상 씻어야 합니다. 외출 후에는 손씻기, 가능하면 세면까지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스크 착용 –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시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 차례 재사용은 또 다른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일정기간 사용 후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착용 전 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착용 동안 마스크를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감염증 의심자를 돌보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타인과의 다중 접촉이 많은 분은 KF80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합니다.   2) 외부활동 시 주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개인위생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가능한 피합니다. 중국, 일본 등 감염병 유행 지역 방문을 자제합니다. 해외 출장 복귀자를 대상으로 전후 관리를 강화합니다. 내방자 응대 시에 주의하고 내방자를 위해서 체온계(비접촉식 권장), 손소독제, 마스크, 비누, 종이 타올 등을 비치합니다.   3) 위생관리자를 지정하여 꾸준히 관리하도록 합니다. 다중이용시설인 교회의 소독은 안전한 매뉴얼에 의해 실시되어야 하며 교회의 위생관리자가 소독을 담당하는 경우 감염예방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매뉴얼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예방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를 검색하셔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3. 의사환자 또는 확진자 발생 시 요령 1) 의사환자 발생 시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 후 1339에 문의합니다. 시설은 폐쇄 후 소독하고 질병관리 당국의 지도에 따릅니다. 2) 접촉자는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확진자는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3) 자가격리 등의 경우는 확산방지를 위해서 휴가 혹은 재택근무, 휴업 등으로 확산방지에 협조해야 합니다.   4. 교회의 경우 예배 등 집회에 사전 예방 혹은 보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1) 손소독제 비치, 정기적인 예배당 소독 등의 기본적인 예방 조치를 취합니다. 2) 예배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3) 공동식사, 성만찬, 성가대 찬양 등을 생략합니다. 4)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대응시기에 해당하는 약 2주간 예배, 집회 등을 축소, 중지할 수 있습니다.   예시) 감염병 확산에 따른 조치 천주교 대구대교구 : 2주간 모든 예전, 모임 중지 성공회 부산교구 : 2주간 성무일과 사제들만 참여, 일반성도 가정기도로 대체 대한예수교장로회 경북노회 : 2주간 주일 오전예배를 제외한 모든 예배 중지 권고 발생지역 교회 중 2주간 모든 집회 중지 사례 있음. 한국기독교회협의회 3월 15일까지 모든 집회 형식의 모임 취소 또는 연기, 사무국 최소인원 순환근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2020-02-21 15:30:17
커뮤니티2020년 6.15남측위원회 신년회 총무 인사
2020년 6.15남측위원회 신년회 총무 인사
2020, 희년을 향한 대행진에 참여하자 6.15남측위 신년회, 2020.1.8. 우리는 2019년에, 1919년 3.1운동 100년의 역사적 시공에서 펼쳐진 이 땅의 민초들의 기억의 투쟁 속에 담긴 피눈물과, 고난의 깊음에서 길어낸 사랑과 평화의 샘물로 역사의 갈증을 달래며, 하늘의 명령을 다시 들었습니다.  3.1운동의 정신이 이끈 지난 100년의 역사는, 양심과 진리가 인도하는 총체적 역사의 부활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주와 독립, 민주와 평화의 길을 열어가는 주권재민의 역사였습니다.  우리는 2019년 미완의 해방 74년에 맞은 3.1운동 100년에, 부활의 정신으로 분단과 냉전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과 통일을 이루라는 하늘의 평화명령을 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 하늘의 명령을 이루기 위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2020년을, 하나님의 자유와 해방의 해인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분단과 냉전, 전쟁과 국가폭력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며, 상호의존성을 회복하고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재창조하기 위해, ‘희년을 향한 대행진’을 새롭게 출발할 것입니다.  분단과 냉전의 ‘바빌론 포로기’에 형성된 식민적 기득권과 노예적 정체성을 극복하고,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의 평화지형과 해방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분단과 냉전이 한반도 역사의 끝이 아니라는 신앙고백 위에 서서,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한반도, 만물의 생명이 풍성함을 누리는 한반도를 회복하고 재창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이 땅에 분단을 강제한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뒤얽힌 냉혹한 국제정치현실의 덫에 걸린 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좌초된 북미관계의 영향으로 남북관계 마저 냉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한일 갈등까지 심화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프로세스는 암중모색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장벽을 넘기 위해 필요한 남북의 자주적 평화공조도, 외세의 개입과 상호신뢰의 부족으로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에서 한미·미일 동맹체제가 북·중·러 군사협력체제와 형성하고 있는 신 냉전패권구도는, 냉전시대에 형성된 ‘동맹의 덫’에 걸린 채 볼모가 된 한반도의 운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일동맹의 인도-태평양 패권전략은 동아시아 신냉전구도를 강화하며, 한반도 분단체제의 평화적 재구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지난 65 년 간,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군사력에 의지하여 국가안보를 유지하면서 분단체제를 강화하는 소극적 평화를 유지해 왔습니다.  1956년 이후 미국은 정전협정을 위반하면서 남한을 자신들의 핵 기지화하였고, 전략적 냉전식민지로 취급하였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의 과정은 이 지점에서부터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반도에서 적극적 평화환경을 구축할 의지가 있다면, 비핵화 과정과 평화환경구축과정을 함께 가는 투 트랙으로 설계하고,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실현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남북민간교류재개, 종전선언과 북한체제보장, 경제제재해제와 평화조약체결, 북미수교와 동북아시아공동평화안보체제 구축 등, 일련의 평화적 수단들이 사실상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길이 되어야 합니다.  주한미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는 더 이상 비무장지대를 분단지대로 영구화하는 ‘냉전유지군’이 아니라, 남북의 자주적 민간교류와 경제협력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DMZ를 사실상 비무장지대화 하는 ‘평화중재군’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조야가 자신들의 국내 정치의 동학과 군산정보복합체에 좌지우지 되지 말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임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특별히 올해 초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중단되어야 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 제재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환경구축과정에서 동북아시아 다자간평화안보체제와 비핵지대화를 이루기 위해 샌프란시스코-판문점체제라는 동아시아 냉전의 ‘대 분단선’을 생산적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인도-태평양 패권전략의 강화를 위해 시도하는 미일군사동맹강화, 한미일 군사삼각편대 구성, 일본의 재무장과 보통국가화,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주한미군 방위비 증가, 한반도에서 유엔사령부의 조직과 역할의 강화 등은, 동아시아 신 냉전구도에 한반도 분단체제를 항구적으로 구속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기독교신앙인의 관점에서 볼 때, 역사의 주권자이시며 선한 힘의 원천이신 하나님 앞에서, 한반도평화를 저해하는 모든 분단냉전세력들은, 스쳐가는 하나님의 입김에 시들고 지는 한낱 풀이나 마른 꽃과 같은 존재입니다.  강대한 민족들이 모여 제국의 이익을 도모한들, 하나님 앞에서는 허무하여 그 자취도 찾을 수 없습니다.  권력에의 탐욕에 사로잡힌 종교정치집단들이 국민을 볼모로 ‘내전’을 방불케 하는 국론분열을 보이고 있지만, 그들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버려진 타다 남은 재와 같은 존재입니다.  풀은 시들고 꽃은 지지만 하나님의 진리는 영원히 살아 역사를 주관하심을 믿기에, 우리는 결코 절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리로 인한 구원은 영원하고, 진리가 세우는 정의는 넘어지지 않으며, 진리가 맺은 평화는 빛처럼 쏟아져 우리에게 임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찌하여 말라 버릴 풀과 같고, 타다 남은 재와 같은 권력을 두려워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모든 역사 속에서 행하신 대로, 이제 팔을 일으키시고 그 팔에 힘을 내셔서 모든 제국의 압제를 물리치시므로, 분단된 한반도의 인민대중이 환성을 올리며 주체할 수 없는 흥겨움과 즐거움으로 돌아와 하나가 될 것입니다. 2020년 한국전쟁 70년, 세계종교시민사회와 더불어 “2020 글로벌 희년 평화운동”을 전개합시다.  분단과 전쟁과 냉전의 질곡 속에서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유린당하고 있는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를 구축하라는 명령을 들으며, “희년을 향한 대행진”을 진행합시다.  2020년에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공존의 한반도’를 모티브로 한국전쟁 참전국들과 유엔과 세계종교시민사회를 설득하므로, 기필코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체결을 선취합시다.  치유되고 화해된 기억의 유산이 이 땅에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지키는 견고한 토대요 이정표가 되게 합시다.  이것이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우리들의 다짐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상호신뢰와 격려가 필요한 전환기적 갈등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무기는 없지만 기도와 대화를 통하여 갈등을 평화의 계기로 전환시키며, 사회적 생명자본을 축적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평화는 삶의 온전성과 총체성을 증진시키는 길입니다.  한국사회 안에 깊이 내재된 분단냉전의식의 극복은 마음의 평화 만들기, 일상의 평화적 관계 만들기, 사회적 연대 만들기를 통해 구체적 현실성을 확증해 나갈 수 있습니다.  2020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따라,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며, 희년을 향한 공동의 순례의 여정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0-01-08 15:5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