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 도 자 료 |
교회협 언론 2017 - 27호 (2017. 2. 28.) 수 신 : 각 언론사 발 신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 제 목 : (시선 2017) “2월의 시선 2017 - ‘잉여’, ‘도구’가 된 기자” 보도 요청
|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언론위원회(위원장 이동춘 목사)는 “2월의 (주목하는) 시선 2017”로 “‘잉여’, ‘도구’가 된 기자”를 선정했습니다.
선정 취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귀 사의 보도를 요청합니다.
- 아 래 -
NCCK 언론위원회 2월의 시선 2017, <‘잉여’, ‘도구’가 된 기자> 선정
촛불로 만들어진 광장은 언론의 두 얼굴을 동시에 드러냈다.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밝혀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민의를 결집해 낸 언론의 긍정적 역할이다. 다른 하나는 그 역설로, 지금 문제가 된 모든 권력과 금력의 부정부패가 언론의 직무유기로 비롯되었고 본질적인 언론개혁 없이 그 어떤 사회개혁도 불가능하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NCCK 언론위원회는 이 시대 개혁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언론개혁임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MBC 기자 집단이 처한 현실을 통해 오늘 한국 언론과 기자의 자화상을 표현한 <‘잉여’, ‘도구’가 된 기자>를 2월의 시선으로 선정하였다.
‘잉여’와 ‘도구’로서의 기자의 정체성은 오늘 이 땅의 기자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잉여’와 ‘도구’개념은 14년차 MBC기자가 22명의 기자를 심층 인터뷰해 쓴 논문에서 뽑았다. 논문 <2012년 파업 이후 공영방송 기자들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연구>는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무자비한 인사조직관리가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분석한다. 논문은 권력의 압력, 지배구조, 구성원들은 이전 정권하에서와 다르지 않는데, 왜 지금은 저널리즘을 위한 실천적 저항이 불가능한지 의문에서 시작한다. MBC 구성원은 2012년 공정방송을 쟁취하고 김 재철 사장 퇴진을 위해 170일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결과 6명이 해고되고, 165명이 업무배제를 당했다. 이 중 74명은 정직, 교육, 전보 등의 과정을 겪은 뒤에 본래 업무에 복귀하였으나 정직자 16명, 대기전보 발령자 34명 등 91명은 여전히 본업과 무관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문화방송 노보 211호 인용) 우리는 MBC 경영진의 이런 비인격적인 인사정책이 그동안 뉴스조직을 끌고 온 전문주의적 소통을 파괴하고, 구성원들을 ‘잉여적 주체’와 ‘도구적 주체’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잉여적 주체’는 해고되고, 보도본부 밖에서 뉴스와 무관한 업무를 하거나 보도본부 안에 있지만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기자다. ‘도구적 주체’는 뉴스생산조직에 남았지만, 언제든 잉여적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위협 속에서 경영진의 수직적 뉴스생산체계에 적응하며 납품업자가 된 기자다. 두 주체 모두 심각한 정신적 갈등과 좌절을 경험한다. ‘잉여적 주체’는 모멸감과 분노, 공포를, ‘도구적 주체’는 수치심과 무력감, 패배주의를 겪는다. ‘잉여’와 ‘도구’가 된 기자는 무기력해지고, 마침내 저널리즘을 위한 실천적 저항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좌절과 무기력이 단순히 언론분야에 그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MBC 내부의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구성원들의 생존전략은 우리 사회구조와 닮았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비판이 권력에 의해 봉쇄되면 분노와 공포는 자신과 주변의 약자를 향하게 되고, 권력에 의해 취약해진 약자들이 서로 담을 쌓고 갈등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 현실에 다시 주목한다.
‘잉여(쓰고 난 나머지)’와 ‘도구(특정목적에 쓰이는 연장)’로 전락한 기자의 모습은 ‘기레기(기자 쓰레기)’로 상징되는 오늘 이 땅의 언론인과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현주소다. 언론이 권력에 의해 지배되고 무기력해진 언론인과 언론으로는 개혁과 세상의 변화는 불가능하며, 촛불광장이 요구하는 첫 번째 사회개혁과제가 언론개혁이라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우리는 차기 정권의 대선 주자들에게 더 이상 언론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할 것을 요구한다. 언론이 외적, 내적 독립과 자율성으로 바로 설 기구와 법제 정비를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을 요청한다. 동시에 그동안 저질러졌던 권력의 언론개입과정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가 열려야 한다. 이 땅에서 언론의 권력을 향한 부역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한 번도 과거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던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었다. 다시는 권력이 언론을 조작하거나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권력에 부역한 언론인이 다시는 언론계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제도와 인적청산은 철저히 이루어져 한다. 한편으로 ‘잉여’와 ‘도구’로서 언론은 제 주체들의 연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언론과 시민, 학계가 함께 연대해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할 장치를 만들고, 서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언론 내부와 언론인에게는 용기와 위로를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조건이 열악하고 힘들어도 ‘잉여’와 ‘도구’로 전락한 기자는 더 이상 언론인이 아니다. 금기와 성역에 도전하는 용기와 좌절하고 무기력해질 때 서로를 위로하는 가슴이 필요하다.
‘잉여’와 ‘도구’는 우리에게 묻는다. 언론인은 누구인가, 언론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NCCK 언론위원회가 2월의 시선으로 <‘잉여’와 ‘도구’가 된 기자>를 선정하고 세상에 던지는 질문이다.
* 문의 : 홍보실 (02-742-8981)
|
|
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NCCK) Tel. 02-742-8981 Fax. 02-744-1689 Email. kncc@kncc.or.kr http://www.kncc.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