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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 [토론회] NCCK 언론위원회의 'MBC, 왜 어떻게 망가졌나'

입력 : 2015-05-15 02:53:0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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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말씀 내건 MBC “기자들 물갈이, 못 볼 지경된 뉴스
[토론회] NCCK 언론위원회의 'MBC, 왜 어떻게 망가졌나'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MBC 상암동 신사옥에 가면 가장 큰 건물이 경영센터다. 1층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안내데스크 옆쪽에 음수사원 굴정지인이라고 쓰인 글씨가 있는데,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하라. 샘을 파는 사람을 알라는 것이다. ‘음수사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516 장학회를 만들면서 대통령님께서 학생들에게 주시고 싶은 말씀을 주십시오할 때 장학회 회보에 써 준 말이다. 한 마디로 네가 받은 장학금 어디서 나왔니하는 거다. 과거에 이 음수사원MBC 정동사옥에도 걸려 있었다. 네가 받는 월급 어디서 나오니MBC 선배들한테 얘기 들어보면 그때 느꼈던 모멸감을 이야기한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렇게 도망쳤는데 (새 사옥에 오니) 또 음수사원이 걸려 있는 거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현재 MBC가 어떤 상황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례라며 소개한 것은 음수사원이었다. 안광한 사장은 지난해 각종 행사에서 이 말을 거론하며 시청자들만 생각하고 시청자들만 바라보겠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물을 마실 때 늘 샘물을 판 자를 떠올리라는 말을 현재 불공정보도 때문에 안팎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MBC라는 방송사에 적용한다면, 아마 지금 당신의 자리를 누가 만들어 주었는가를 잊지 말라는 의미심장한 권유가 되지 않을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이하 NCCK)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 어떻게? 망가졌나!> 토론회를 열었다. MB정권 이후 가장 많은 파고를 겪었고 점점 회생 기미를 잃어가는 듯 보이는 MBC20103월 김재철 사장이 임명되며 대전환을 겪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MBC의 보도가 어느 정도로 망가졌고, 이렇게 되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조직이 장악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나왔다.
 
 
왜곡 보도 하면서도 한 건 했다고 자랑할까봐 걱정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의 보도 여기까지 망가졌다> 발제를 통해 최근 1년 간의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의 보도 경향과 내용을 분석했다. 가장 거센 비판을 받은 부분은 역시나 세월호 보도였다.
 
 
참사 당일 저녁 보상금을 논하는 몰상식함 전원구조 아닌 것 같다는 보고 묵살 대대적 수색 작업 중이라는 거짓 보도 유가족 모욕 및 정부 감싸기로 일관한 후 유가족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은 것 세월호 국조특위 외면 유가족의 특별법 제정 촉구 활동 외면 정부여당의 유가족 향한 막말 무비판 심재철 세월호 유언비어 카톡전국 전달 단원고 특례입학 부각 국정원-세월호 연관성 은폐 교황-유민아빠 만남 교묘한 편집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으나 이는 지난해 4~8월 사이에 나온 보도만을 추린 것이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시키는 정부의 세월호 시행령을 강행해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추모 집회를 진행한 유가족과 시민을 과잉·강경 진압해 국제앰네스티에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세월호 이슈는 여전히 살아있다. 그러나 MBC의 보도는 축소, 편향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민언련의 평가였다. 특히 민언련은 이번 보고서에 리포트를 작성한 취재기자의 이름을 적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MBC는 늘 가장 나쁜 보도 중에서도 주목받는 보도로 선정되고 있다정파적인 이유 때문에 자신의 보도가 저널리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걸 모르고 있을까 사실 알면서 저러는 걸까 의문스러운데, 기자들이 왜곡 보도를 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 건 했다고 자랑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MBC가 공정방송, 국민의 방송이 될 때까지 하나하나 기록하겠다. 나중에 MBC(자사에서 일어난) 치욕의 역사로 다큐멘터리 찍을 수 있도록 끝까지 기록하겠다고 덧붙였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준 된 MBC뉴스, 뉴스 제작 인력 다 물갈이 됐기 때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 이하 MBC노조)의 김혜성 홍보국장은 김언경 사무처장의 발제를 듣고 저희 뉴스가 어떻게 나가는지 알고는 있었지만 집대성해 놓은 자료를 보니 정말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그런 수준이었다며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우선 언급했다.
 
 
<시사저널> 조사에 따르면 MBC는 파업 이전인 2011년 영향력 42% 신뢰도 24.9%로 언론사 중 1위를 차지했으나 파업 이후인 2013년 영향력 27.4%, 신뢰도 14.7%를 기록해 3,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영향력 22%, 신뢰도 9.7%4, 6위로 더 떨어졌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저희 뉴스를 보면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저희들끼리 얘기한다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다 물갈이가 됐기 때문이다. 인적구성 변동이 있었는데 시사보도 부문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MBC노조 자체 조사 결과 20154월 말 기준으로 MBC 기자수는 총 296명이다. 이 중 2012년 이후 입사자가 68명이나 된다. 2012130일부터 같은 해 717일까지 170일 간 이어진 파업 기간에 MBC9번에 거쳐 25명의 경력·시용기자를 뽑았고, 파업 후 현재까지 7번에 거쳐 43명을 뽑았다. 대졸 신입 정기공채를 뽑지 않고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기자를 선발하겠다는 것이 MBC가 노조에 밝힌 확고한 채용 방침이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파업 기간 6개월 동안 뽑힌 기자들은 다 정규직이 돼서 보도국에서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제가 입사한 2001년이 가장 기자를 많이 뽑은 해 중 하나인데 동기가 12~13명 정도다. 1년 평균 20명이나 기자를 뽑은 해는 최근 20년 동안 1995년 딱 한 해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지난해 818일부터 921일 사이의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리포트 888개를 어떤 기자가 작성했는지 분석한 <미디어스> 기사를 소개했다. 분석 결과, 비조합원 기자가 작성한 리포트 수는 403개로 전체의 45.38%, 노조 소속 기자들이 작성한 리포트는 393개로 44.25%였고 기타는 92개로 10.36%였다. ‘기타로 지칭된 지역뉴스와 스튜디오 내 인터뷰 92개 리포트를 제외하면 비조합원 기자들이 작성한 리포트 비율은 50.63%로 상승한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300명 기자 중 68명이라는 비율과 비교하면 이들이 얼마나 <뉴스데스크>에서 중용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뉴스, 50.6%2012년 파업 이후 채용 기자 손에서>)
 
 
보도국 주요부서에서 배제되고 비제작부서로 쫓겨난 파업 참가 기자들
 
 
김혜성 홍보국장은 지금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취재센터장과 각 부 부장 대부분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이들이라며 “(이 같은 언론사 구조가) 무엇을 시사하는지는 여기 와 계신 기자분들이 더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파업 이후 경력 채용 방식으로 들어온 기자들이 현재 MBC 보도국 주요부서(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전국부-서울시청담당)를 거의 채우고 있고, 파업 이전에 입사해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들은 보도국 외부로 쫓겨나 있거나 보도국에서도 주요 부서에는 배치되지 않고 있다.
 
 
MBC노조 소속으로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은 데스크나 부장의 보조를 맡으며 뉴스 큐시트를 짜는 뉴스편집부나 국제부, 기획취재부, 인터넷뉴스팀, 정보과학부, 문화부, <시사매거진 2580> 등으로 많이 가 있는 상태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그래서 김언경 사무처장님이 말씀해 주신 기사들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모든 잘못된 보도가 시용·경력기자들이 리포트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국이 아닌 파업 후 우후죽순으로 생긴 신생 부서에 쫓겨나 있는 기자들도 적지 않다. 전동건 전 방송기자연합회장, MBC노조 민실위 간사를 맡았던 이재훈, 김병헌 기자, 김주하 기자(현재 퇴사) 등은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소속이다. 영화 <괴물>에 최일구 앵커와 함께 출연했던 김수진 앵커는 현재 드라마 마케팅을 하고 있다. 김연국 기자는 국정원 대선개입 아이템 문제로 <시사매거진 2580> 부장과 갈등을 빚고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시스템을 개발하는 NPS준비센터로 발령이 났다. 광우병 사태 탐사보도로 주목 받은 임명현 기자는 뉴스QC팀으로 갔다.
 
 
영상기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MBC뉴스의 대표 브랜드였던 <카메라 출동>에서 활약하던 카메라기자들의 이야기는 이미 옛날 얘기가 됐다. MBC는 파업 이후 영상취재부를 없앴다. 영상취재부 부장과 데스크가 카메라기자 요청이 오면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운용했던 시스템이 깨지고, ‘각 부서에 몇 명하는 식으로 나눠졌다. 취재기자와 마찬가지로 카메라기자도 파업 이후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다. 대신 MBC는 취재PDVJ라는 명칭으로 계약직을 고용하고 있다. 현재 보도국 내에 있는 취재PD, VJ는 총 39명으로 42명인 파업 전 입사한 카메라기자들 수와 비슷한 수치다.
 
 
김혜성 홍보국장은 카메라기자 역시 MBC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받아야 하지만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필요할 때마다 몇몇 더 계약해서 쓰고 있다. 노조가 채용 배경을 물으니 비용절감 효과때문이라고 한다. 카메라기자 한 명 뽑을 수 있는 비용으로 취재PD 3명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인사가 곧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런 식의 인사로 MBC를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경영진의 태도 바꿀 수 없다면 경영진이 구성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 말고는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회에서는 연임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들이 연임하면서 생긴 일들이 굉장히 많다. 그 사람(연임한 사람)에게 줄 대기하는 일도 일어나고, 연임한 사람은 새로 들어온 이사들에게 ‘MBC는 원래 이런 겁니다하는 것이다. 방문진 구성 초기는 연임하는 사람들 입김이 가장 강해지는 때라며 연임 금지 조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MBC 출신인 김경환 상지대 교수 역시 “MBC도 제도는 엄청 잘 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경영진이) 지키지 않는 것이다. 무시하면 된다아무리 제도가 완벽해도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