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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NCCK 총무 만나 협조 요청

입력 : 2014-12-31 08:30:2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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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
“70m 굴뚝 위 동료 생각에 눈물…종교계가 도움을”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ㆍ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NCCK 총무 만나 협조 요청

“그냥 눈물이 나요.”

경기 평택공장 70m 높이의 굴뚝 위에 올라가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과 김정우 전 지부장은 눈물부터 난다고 한다. 2009년 정리해고 후 벌써 세 번째 고공농성이다. 그동안 동료들 중 26명이나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대법원이 정리해고를 적법하다고 판결한 후 해고자들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렸다.

김 지부장 등이 지난 18일 저녁 서울 명동의 한 식당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를 만났다. 종교계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앞서 만난 이들은 16일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유흥식 주교를 찾았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왼쪽)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오른쪽)와 18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김 지부장은 “6년째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겨울보다 시간이 안 간다”며 “동료들이 굴뚝 위에 있는데 지부장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종교계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돌아갈 공장이라 생각해왔기에 마지막에 승부를 내야 한다면 다시 공장이 되어야 한다”며 “공장 안 동료들의 힘을 굴뚝으로 모아 마지막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근 정책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이 70m 굴뚝 위에 올라간 것은 지난 13일. 굴뚝은 아파트 20층 높이다. 하루에 한 번 식사를 올려주는데 저녁에만 올릴 수 있다. 보온통도 얼어 터질 정도의 추운 날씨에 농성 공간은 폭 1m 정도에 지붕조차 없다. 김 지부장은 “수백일 투쟁하겠다는 게 아니다. 그저 함께 살자는 상식적 구호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총무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 전광판에 올라갔던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는 겁이 나서 못 올라가겠더라. 죽음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며 “눈도, 바람도 피할 수 없을 텐데 어떡하면 좋으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6년이면 철학자를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성경을 보면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경제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경제를 위해 사람을 자른다는 것은 논리가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전 지부장은 26번째 동료의 죽음을 언급하며 “극한의 스트레스가 겹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판결 이후 실망한 많은 동료들이 고통에 노출돼 있을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2009년 해고된 박모씨(47)는 지난 9월 간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13일 숨을 거뒀다. 박씨는 1996년 쌍용차에 입사,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몸에 무리가 덜 가는 부서로 옮겨 일하다 해고됐다. 퇴직금은 산재소송 비용과 치료비 대기에도 벅차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쌍용차 납품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근이 살아야 했다.

김 총무는 “쌍용차 문제는 오늘날 대한민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라며 “조금씩 먹고 어떻게 같이 더불어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2일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만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