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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기자협) 밀양 송전탑 반대 노인들의 절규…현지서 기도회

입력 : 2013-07-31 01:32:52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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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때문이라고? 주검 위에 세워라
밀양 송전탑 반대 노인들의 절규현지서 기도회
 
기자협회 | 2013.07.31
 
“10억 소송 당했고 하루 200만원씩 가처분 신청 당했고 하나 남은 목숨마저 가져가도 천혜의 땅 위에 사람 죽이고, 환경 파괴하고 후손들에게 전자계 대물림하는 75000 볼트의 고압 송전탑은 절대 못 세운다
 
밀양 부북면 화악산 평밭마을 입구 농성장에 내걸린 이남우 한옥순 부부의 현수막 절규다.
 
그 누가 산골 마을 70~80 노인들을 투사로 만들었을까? 젊은이들이 돈 벌러 고향 땅을 등지고, 대부분의 주류 매체가 보상비를 더 타내기 위해극렬한 저항을 한다고 매도하는 현실에서도 9년째 꿋꿋이 이 땅을 지키는 이 노인들의 저항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송전탑 건설에 대한 밀양 노인들의 목숨 건 저항 9년째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평밭마을. 화악산 기슭 해발 600m쯤에 있는 하늘 아래 첫 마을25가구 30여명이 모여 산다. 그 노인들이 고향 땅을 온전히 물려주고자 765kV 송전탑 건설을 온몸으로 저지하고 있다.
 
지난 30, 송전탑건설을 반대하는 그리스도인의 기도소리가 경남 밀양 화악산 평밭마을에서 울렸다. 그동안 기독교계의 개별 단체별로 연대활동이 전개돼 왔으나, 이날 서울에서, 부산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모여든 그리스도인들은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처절한 싸움을 지지하는 마음을 전했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 연대핵없는 세상을 위한 부산 기독시민연대는 공동으로 이날 평밭마을에서 밀양 송전탑건설 백지화와 핵없는 세상을 위한 생명평화 기도회를 개최했다.
 
70여명의 참가자들과 터전을 지키는 30여명의 지역주민들은 밀양 송전탑 건설의 백지화를 위해 기도하는 한편 정부와 국회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신미숙 목사(핵그련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거대한 송전탑 건설로 인해 생명과 건강에 큰 위협을 느끼며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더 이상의 송전탑 건설을 주님의 힘센 팔로 막아주시어 밀양 이 땅이 예전처럼 생명과 평화의 땅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감신대 이정배 교수(교회협 생명윤리위원)절대적 한계는 지켜져야 옳다는 제목의 설교에서 삶의 터전을 앗아가는 송전탑 사태는 발전과 개발의 명분 하에 박정희 정권 시절 만들어진 전원개발촉진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민의를 무시하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강제법이 실행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밀양의 어르신들은 이제 송전탑이 다른 마을로 옮겨진다 해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송전탑은 이제 삶을 달리 생각하는 세계관의 핵심문제가 되었고 전기 식민주의에 물들고 에너지 중독에 빠진 우리들에게는 생명의 하느님을 바라보게 하는 신앙의 주제가 된 까닭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기도회 통해 연대 밀양에서 푸른 하늘을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유근숙 목사와 부산NCC 환경위원장 김경태 목사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밀양에서 푸른하늘을 노래하자란 제목의 성명에서 국책사업은 충분한 사업검토와 주민의 동의가 필수사항이라며, “우리는 밀양에서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행하는 독재의 행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은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도시민들의 편리와 소비를 위해 농촌지역이 내부의 식민지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 한전은 더 이상 주민분열과 사회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되며 송전탑 건설 강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정부와 국회가 문제해결을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주민재산권, 건강권, 사업의 타당성과 기술적 대안을 검토하고 사회갈등을 해결할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원자력 홍보기관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국민의 전기요금 3.7%를 일괄 배정하는 것을 반대한다우리는 핵으로 오염된 위험한 사회가 아닌 푸른 하늘과 공기로 숨쉴 수 있는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울산 신고리 원전 3호기에서 생산할 전기를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한 ‘765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대운동으로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송전탑이 세워질 예정인 4개 면의 주민들은 한전 쪽 송전철탑 공사 장비의 진입을 막으려고 길목마다 지키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평밭마을도 초고압 송전탑 4개가 들어서게 됨에 따라 충돌터가 되고 말았다. 주민들은 마을 진입로 옆에 지난해 초 움막을 짓고, 한전의 공사 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지난해 9월 한전이 공사를 중단해 주민들도 농성을 풀었으나, 한전이 공사 재개를 선언함에 따라 다시 움막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은 당번을 정해 아침 730분부터 24시간 움막에서 지내며, 한전 공사 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만일에 대비해 모두 유서를 쓰기도 했다.
 
권영길(76) 마을 이장은 “500년 넘게 이 마을에서 대대로 살았다. 조상들이 묻혀 있는 종중산에 어찌 송전탑이 꽂히도록 하겠느냐. 만약 한전이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구덩이를 파면, 내가 먼저 그 구덩이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손만대 물려 줄 이땅을 제발 그대로 놔두라
 
특히 지난 520일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맞선 70~80대 할머니들의 알몸저항은 처절했다.
 
곽정섭 (65) 할머니는 한전이 고용한 수많은 용역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강제로 끌려 나올 때 힘없는 우리 8명의 할머니들이 할 수 저항은 옷을 벗는 것밖에 없었다그러한 투쟁으로 인해 한전의 127호 철탑이 들어서는 것을 끝내 저지했다고 말했다.
 
화악산 아래 위양에 거주하는 손혜경(78) 할머니는 “500년 전 이곳에 터 잡은 조상 땅, 자손만대 물려주어야 할 이 땅에 고압의 송전탑으로 나의 자손들의 목숨을 해치게 놔둘 수 없었다, “고향을 지키라는 어른들의 유언을 목숨으로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동네는 안동 권 씨의 집성촌. 손씨는 50년 전 권씨 집안의 며느리가 됐다. 남편도 하늘나라로 떠났고 자손들은 살기 위해 외지로 떠났지만 손 할머니는 권씨 종산인 화악산에, 그리고 그 마을에 고압의 송전탑이 들어서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그는 남들은 우리를 보고 보상을 타내려고 돈 때문에 이런다고 하지만 그 놈의 돈을 위해 목숨을 버리지 않는다. 돈도 뭐도 다 싫다. 우리 조상이 물려준 이 땅을 제발 파헤치지 말라고 절규했다.
 
정임출(71) 할머니는 보상? 무슨 말라비틀어진 보상이냐? 한전이나 정치권은 우리가 보상을 더 타내기 위해서 이런다며 악선전을 해대지만 이도저도 다 필요 없다. 그냥 이대로 우리를 살게 놔두라고 소리쳤다.
 
송전탑을 세우려면 우리의 목숨을 거둔 후에 그 주검 위에 꽂아라. 병들어 죽든 어떻게 죽든 언젠간 죽을 것이 아니냐? 자손이 살지 못하도록 하는 송전탑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내 한 몸 내놓겠다는 정 씨의 말 속에서 결기가 묻어났다.
 
이치우씨 분신에 할머니들 알몸저항으로 공사저지
 
주민들을 알량한 보상을 바라는 이들로 몰아세우는 것은 말 그대로 매도이다. 이를 바란다면, 한전이 그토록 제시했던 보상책도 마다하고 9년째 처절한 저항을 이어갔을까? 이는 이남우 한옥순 부부의 표현대로 천혜의 땅 위에 환경 파괴하는 것을 막고 후손에게 전자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한 목숨을 건 저항이다.
 
밀양 765kV 송전탑 사태는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대해 지역주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한 처사라며 극심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지난해 초 지역주민 이치우(74) 노인의 분신자결을 계기로 전 국민의 이슈로 확산됐다.
 
한국전력은 지자체에 대한 의견조회를 2003년 완료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밀양 4개면 지역주민들은 한국전력이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2006년에 가서야 최초로 해당 건설사업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제의 주민설명회에는 지역 주민 21069명 중 불과 126(0.6%)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공사 진행을 반대하는 지역 노인들을 상대로 한국전력이 사설 경비업체를 투입함으로써 용역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분신자결 사태 이후에도 공사가 재개되었으며, 주민들에게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여 1인당 매일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키로 해 공분을 샀다.
 
이후 국정감사가 예정되자 지난해 924일 돌연 공사를 일시 중단했지만 올해에도 빈번하게 충돌했다. 주민들은 초고압 송전선로의 주변 공간에 형성되는 자계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사의 전면 재검토와 함께 지하선로 매설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520일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노인들이 한전 고용 용역의 강제 해산에 맞서 알몸시위를 벌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 529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 산하 통상 에너지소위(위원장 조경태)에서 제안한 전문가협의체 구성 중재안합의에 따라 40일간 공사중단이 이뤄졌으나, 이 시안이 종료됨에 따라 다시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