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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주간)2009년 한국교회 인권선언

입력 : 2009-12-03 03:49:27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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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교회 인권선언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마16:26)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마6:24)

“착한 사람들이 악인의 피로 발을 씻고 그 보복 당함을 보고 기뻐하게 하소서.”(시58:10)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 생명을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셨고”(마16:26),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창1:27)의 인권 보장은 그리스도인들의 믿음 생활의 하나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재물을 하나님으로 섬기는”(마6:24) 물질 우상화의 가속화와 경제 성장과 소유를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지난 1년간 용산 참사와 쌍용차 사태, 비정규직 양산과 고용 불안, 실업 사태, 신종플루 감염, 지구 온난화 우려, 4대강 사업, 미디어법의 공공성 논란 등을 겪었다. 이와 같은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국가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 부터 인권을 지키는 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긍휼과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게 하는’(시85:10) 인간 존엄성의 보장과 평화와 생명이 풍성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와 교회의 사명이라고 고백한다. 이에 우리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12월 10일)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의 여러 쟁점에 관하여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이루기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1. 용산 참사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사과와 희생자들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하고, 철거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도심 재개발 정책을 수립, 집행해야 한다.

용산 4지구 6명의 사망 사건은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철거민들의 생존권 요구를 대화 없이 경찰 특공대를 투입, 진압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철거민 5명에 대한 장례를 1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치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생긴 희생에 대한 정부 책임자의 사과, 희생자들에 대한 적절한 배상, 미공개 수사기록 3,000쪽의 공개 등 철저한 진상 조사, 유가족들의 생계 대책 등이 조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2.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과 평택 쌍용자동차를 비롯하여 노사분규로 인한 처벌 대상 노동자들에게 선처를 베풀어야 한다.

지난 여름 비정규직법 개정 사태에서 확인되었듯이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의 유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이 정부 정책의 원칙이 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비정규직 수를 축소시키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정책 기조를 확립해나가야 한다. 또한 쌍용자동차의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노사분규 이후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와 법적 처벌, 손해배상 청구 등은 경제적∙정신적 고통과 가족 해체까지로 이어지고 있다. 보복성으로 비추어지는 여러 처벌과 청구는 최소화하고, 또 구속자들에 대해서는 선처를 베풀 수 있기를 바란다.

3. 사형 집행은 중단되어야 하고, 사형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올해로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된 지 2년째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여년 동안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가 연합하여 ‘생명권’ 보장을 위해 사형폐지 운동을 전개해 왔고, 사형제는 ‘사법 살인’에 해당한다고 지적해왔다. 우리는 정부가 현재 사형수 60명에 대한 집행을 일단 중지하여 ‘사실상 사형폐지국’을 계속 유지하기를 바라고, 국회는 박선영 의원과 김부겸 의원이 제출해놓은 사형제폐지법안을 하루 속히 심의하여 통과시키기를 바란다.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심의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에서는 모든 선진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사형제도의 위헌성을 판결하게 되기를 바란다. 

4.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허용하여야 한다.

지난 7월 연세대 신학과 학생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결행하고 현재 구속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50년 이상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로 1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처벌을 받았고, 지금도 한 해에 500여 명이 실형선고를 받고 있다. 대체복무제는 징집 모병 국가에서 병역의 의무 수행을 보완하며, 동시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해주는 방안으로 대부분의 징집제 국가가 실시하고 있다. 대체복무제는 사회안전망 구축과 국민 통합에 기여하며 민간안보시스템으로 확립되어 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작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2009년 1월부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관련 시행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다. 정부 당국은 2000년에 결의한 “국제인권 시민․정치적 권리규약”의 결의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통한 다변화된 사회의 민간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비폭력 평화,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국가 공동체를 구현해 주기 바란다.

장애, 국적, 이데올로기, 성별 등 어떤 이유로도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엄성은 천부의 권리이다. 특별히 장애인, 외국인이주노동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북한의 주민, 그 외에 우리 사회의 약자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또한 한국 교회와 함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억압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하나님의 형상이 온전하게 실현될 때까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때까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명하신 인권 보장과 선교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이다. 

  2009년 12월 10일
대강절 둘째주일
 
인권주간연합예배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