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CF AP의 인권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도임방주 간사가 5월 18일에서 22일까지 세계교회협의회가 진행하고 있는 Living Letter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짐바브웨를 방문했다.
아래의 글은 도임방주 간사가 짐바브웨 체류기간 동안 보고 느낀 것으로, 10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로는 아시아 기독학생을 대표해 도임방주 간사가 참석했고, 아프리카 교회를 대표한 3인과 함께 총 4명이 Living Letter 조사단으로 방문했다.
이 방문은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와 아프리카 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짐바브웨의 교회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심각한 인권 침해와 분쟁을 격고 있는 짐바브웨의 실태 조사와 현지인들의 요구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살피기 위한 자리였다.

1. “국경지대에서는 화장지가 없어 짐바브웨 달러를 써요!!”
귀를 의심했다.
‘짐바브웨달러’를 화폐단위로 하는 이 나라에서 화장지 대신 화폐가 사용된다니
5월 18일에서 22일까지 진행된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 - 전 아프리카 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주관한 ‘연대’방문을 시작하면서 들은 첫 충격 사실이었다.
위 화폐를 보면 2008년도에 발행된 것으로 우리 단위로 하면 백조달러, 50조달러가 된다. 하지만, 이 돈으로 미국달러 1달러도 살 수 없다. 지금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18일 당시 미국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짐바브웨 달러에 ‘0’이 25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셈을 포기했다. 내 상상을 넘는 단위로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지역의 작은 교회의 방문에서 교인들은 집에 어마어마한 돈이 있지만, 모두 쓸모가 없다고 했고, 정부에서는 더 이상 자국 화폐를 찍어내지 못하며 시중에는 오직 미국 달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란(RAN)이 통용된다고 한다. 민중들은 이런 외화가 없으니 아무것도 살 수 없음은 당연하다. 한 달 수입이 미국달러 1달러도 안된다고 하는 민중의 바닥 생활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생활고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돈이 모든 것이 아니라고 설교하는 짐바브웨 교회 목사들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더 이상 교인들이 이런 설교를 믿고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하늘의 복을 빌고 있는 교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젊은이들은 말한다. 물론 모든 이들이 교회를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이 너무 답답하니깐 신앙에 더 매달리는 분들이 다수이다. 그리고 해외 교회에 물질(미국 달러!!)을 기대한다.
여기서부터 우리가 방문한 목적에 대한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
2. how do i live without you ?
짐바브웨 공항을 나와 가장 나눈 대화
마체자(마중 온 운전기사님, 복음주의 교회 목사) : Are you Chinese ?
나: ?? UM
마: I am sorry, I don"t know how different Chinese and Japanese.
나: ?? UM, i"m a korean.
마: oh, Korea.bla bla (긴 이야기의 내용을 들어보니 ‘북한’을 말하고 있었다)
나: ?? sorry, from south korea
마: oh, South !
아침 식당에 6시 반에 들어서니 모두 짐바브웨 사람들이었다. 쓴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속에서 올라오는 ‘불안과 초조’를 느끼게 되었다. 식권을 들고 뷔페 음식 앞에 갔더니 주방장이 식권을 달라고 한다. 내 마음에서 ‘이게 줬다가 안 받았다고 나에게 뭐라 하면 어쩌지?’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도 없다. 할 수 없이 주고 나서도 다른 사람들이 식권을 내는 것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소금으로 양념을 한 듯 모든 음식에는 짠 맛이 강했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 ‘현지적응!!’하면서 음식을 넘기는 사이 내 옆자리에 ‘노란색 여자 사람’이 앉는다. 가슴속에서 “휴~, 쾅!”하는 소리가 난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왜? 나는 안도하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 불안했을까?
여자사람에게 질문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 되었지만, 참았다. 분명 한국사람은 아니라는 확신과 한족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둘째날 홍콩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항에 오자 마자 소속 인종과 국가를 구별해서 나를 설명해야 했고, 다음 날 아침 노란색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고 있는 나, 검은 주방장이 나를 속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의심하고 있었던 27분간 나는 내 안의 인종주의와 선입견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건가? 다시 내가 온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아~, 노란색 여자 사람이 오기 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또 다른 사건 하나는 바로 스피커에서 “How do i live without you”라는 팝송이 나올 때였다.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많이 듣던 노래가 나온다.그런데 그 노래가 팝송이다난 이 노래에 안심하고 있다. 했던 사건이다.
3. Bulawayo (i will kill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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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인지 가까인지 한국의 부산과 같이 짐바브웨 제2도시인 ‘블라와요’라는 도시 이름의 뜻이 ‘나는 너를 죽일거야’라고 한다. 우리 팀의 운전을 받아 준 목사가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함께 웃기에는 마음이 씁쓸하였다. 도시 이름이 이렇다니. 한국의 ‘똥섬’같은 이름은 귀여운 수준이었다.
“왜 ? 그런 무서운 이름을”
“영국사람들이 왔을 때 그냥 도시 이름으로 사용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종족간의 싸움에서 나온 이름 같은데요” 라고 목사가 이야기를 전했다.
짐바브웨는 크게 두 가지 종족으로 나뉜다. [쇼나족: 수도 하라레를 중심으로, 은데벨레족: 블로와요를 중심으로]
팀이 방문한 블라와요는 언어와 종족이 다른 은데벨레족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궁금해서 무례를 무릎쓰고 물어봤다.
“어떻게 구분하세요? 쇼냐족와 은데벨레족을?”
“말로요, 서로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요”라고 했다. 그래서 공용어가 ‘영어’지만 각자의 지방에서 ‘쇼나어와 은데벨레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식민지의 언어, 억압자의 언어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언어였다.
“근데, 누구를 죽인다는 뜻일까요?”
“은데벨레족이 쇼나족을 죽인다는 뜻이었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알 수가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그 목사님은 쇼나족이었고, 지금은 종족 분쟁이 별로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교회도 종족별로 구성되어 있는 듯 보였다.
교회협의회(한국의 NCCK와 같은 조직)에서 모은 목사들은(사진 왼쪽) 모두 영어를 사용했고 유창했다. 그런데 사진 오른쪽의 지역 목회자들은 영어에 능숙하지 못했고 다른 목사의 통역에 도움을 받아야 했다.
자신의 언어로 말할 때는 눈물도 보이고 격정에 차서 이야기를 하는데 영어로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급해 보였다. 언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남성의 목회자들은 하나 같이 경제, 정치적은 문제를 성토했는데, 지역의 여성 목회자들은 젊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유아 강간 등의 사건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해서 일어나는 폭력의 한 형태라고 했고, 그렇게 태어난 고아들이 지역사회의 이슈가 된다며 어린 여자 아이들의 상황을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남자들에 가해지는 폭력은 밖(신문과 인권기구 보고서)으로 들어나는 반면에 여성에 가해지는 폭력은 ‘공공연한 비밀’처럼 되어 있었다.
결국 웃지 못했던 도시의 이름, 블라와요 i will kill you의 [i 와 you]는 모두 남성이었다.
* 목사들과 회의를 하면 거의 “WE are now.”로 시작해서 “so that we need."로 끝이 났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공식 보고서는 본회 자료실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