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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입장

입력 : 2008-06-10 10:27:53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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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입장
-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여 쇠고기 재협상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하나님의 평화와 생명의 풍성함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최근 촛불시위에서 드러난 민심을 이명박 정부가 겸허하게 수용하기를 기대하며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시위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60%의 국민적인 지지를 얻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20%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6.4 지방자치 단체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이와 같은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인 불신은 단순히 쇠고기 수입 협상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다. 취임 초기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국민의 눈높이와 상이하게 청와대 비서관 및 장관을 인선했으며, 환경 재앙을 초래할 대운하를 일방적 방식으로 추진하여 왔다. 또 남북 관계를 평화와 화해에 기초하지 않아 상호 대화가 단절된 상태이고, 굶주림에 빠진 동족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조차 조건을 붙임으로 불신의 벽을 높이고 있다.

국제 유가와 식량가 폭등에 따른 경제 위기가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책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이다. 여기에 교육 정책, 측근의 언론, 공기관, 공기업의 인사 등으로 취임 이후 이명박 정부는 급격하게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해 왔다. 여기에 국민의 건강권 및 국가의 검역 주권을 보장하지 못한 미 쇠고기 수입 협상 내용이 밝혀지자 국민들의 저항이 폭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정권 불신임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일어났다는 점에 더욱 우려를 하게 된다.

이런 최근 사태를 접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자세로 모든 부분에서 환골탈태하고 국민의 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해야 함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자 한다.

1.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하여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재협상은 필연적으로 국제적인 통상 마찰, 국제 신인도 하락과 이에 따른 수출 부진과 고용 불안이 야기될 것이기 때문에 요청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된 정책 차원의 문제점을 제기해온 촛불 민심을 현 정부가 수용하지 않음으로 이제는 정권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나타내고 있고, 전국 차원에서 국민적인 저항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협상 결과에서 시작된 이런 사태는 국제 신인도 하락 이상으로 사회적 비용의 증가, 국민 통합의 저해, 더 나가서 정치적인 위기를 넘어서 현 정부 퇴진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국민 건강을 위한 검역 권한을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하며, 또 미국 이외에서 쇠고기 수입이 추진 될 때 똑같이 검역 권한을 상대국에 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0개월 이상 수입과 관련된 민간 업자들의 자율규제와 양국 정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며, 차후에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6월 7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면담에서 본 협의회 대표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미 쇠고기 협상 과정과 그 결과에서 잘못된 점을 밝히고, 관련된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장관 고시를 철회하고 미국과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여.야 정치권과 시민 사회,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재협상을 추진하고,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협력을 하면 정부가 우려하는 국제 신인도 하락 등은 국민 통합과 정부의 신뢰 회복 비용으로 여기고, 국민들은 이를 감수할 용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 외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여러 어려움도 무난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재협상은 검역 주권을 통해 국민 건강권을 회복하고,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국민 통합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다.
 
2. 이명박 정부는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인사 정책은 국민의 눈높이에 합당하고 국정 처리 능력이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는 기준으로 보면 완전한 실패작이다. 부동산 투기를 비롯한 각종 의혹을 받았던 비서실과 장관 후보들은 국민들의 눈으로 보면 특권층의 대변자처럼 보였으며, 신뢰를 주기 어려운 면면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그 연장선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면이나 분야별로 보면 외교, 통상, 경제 안정, 남북문제 등 정책 수립과 현안 집행 과정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인사들이 국정 처리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지 여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공직이 국민을 섬기는 자리로 여겨지지 않고 대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취급되었으며, 권력의 사유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쇠고기 협상 문제를 이렇게 졸속하게 처리하고 국민들의 이해 부족만을 탓하며 국민 불안을 가져 왔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표방해 온 이명박 정부는 첫 조각을 하는 자세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에 대해 전면적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선출직인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인사를 그 대상으로 삼아야 하고, 새로운 인사들은 국민을 섬기기에 합당한 도덕적 품성과, 국정 처리 능력이 검증된 인물들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 특별히 이번의 인적 쇄신이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 넘어 국가 발전에 제일 합당한 인사가 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임기가 법률 등에 보장된 정부 지원 산하 단체를 비롯해서 여러 연구기관과 공기업 관련 책임자들에게 유,무형의 압력을 가하여 사퇴시키는 일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재 이러한 기관 책임자의 후임자를 선정할 때 현 정권을 향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삼아 끼리끼리 나눠 먹기식 행태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즉각 중단해야 하며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공개적으로 선임해야 마땅하다.

3.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대운하 계획 철회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허구적인 구호에 스스로 함몰되어 국가 수립 이래 지속되어 온 정부의 연속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무리하게 제시되었던 공약으로 말미암아 일관된 정책 수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가중되어 왔다. 6.15공동선언, 10.4 합의와 같은 남북 당국자 간의 합의의 부정, 토목 공사를 통한 고용 확대를 위한 무리한 대운하 추진, 국내외 경제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경제 성장 정책, 공공 재화의 민영 기업화, 공교육과 언론의 공공성 약화 정책 등으로 국민적인 저항을 자초하고, 사회 불안을 가져 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계획 완전 철회, 물가 안정 정책 추진, 사회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인 약자 보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공존 지향을 국민들에게 선언하여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수준 높은 민주의식에 부응하여야 한다. 또한 소통 부재는 정부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당.정.청 어느 곳에서도 국민들의 소리를 바르게 듣지 못한 것에서 생긴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직접 국민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정부 정책의 투명성, 언론의 자율화, 다양한 채널 가동을 통해 국민 의사를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전국 규모로 번져가고 있는 촛불 집회의 민심과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를 수용하여 국내외 경제 위기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가 회복되고, 우리 사회의 약자를 위한 정책이 집행되고, 국제 외교에서 국익을 바탕으로 한 외교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미 21년 전 6.29 선언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국민에게 "항복"하는 것은 정권의 패배가 아니다. 국민에게 항복하는 것은 국민 지지라는 정치적인 자산을 풍족하게 갖게 되는 것이며, 한 단계 성숙된 역사로 진입하는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즉 이명박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어 희생자도 나오지 않고, 정부가 국민의 염원을 하루 속히 수용하여 국민과 정권 모두가 역사의 승리자가 되고, 이 땅에 평화와 화해의 시대가 열리기를 하나님께 기원한다.

2008년 6월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임 명 규
총 무  권 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