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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기독청년의 입장

입력 : 2008-01-17 08:40:3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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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으로 뒤덮인 서해안을 바라보는 기독청년의 입장 

지난 2007년 12월 6일 오후 2시 50분경, 삼성중공업의 11,800톤급 해상 크레인과 이를 예인하는 3척의 예인선단이 인천대교 공사장을 출발했다. 7일 서해 중부의 기상악화가 예보된 상황이었다. 7일 새벽 3시경 서해엔 10~14m/s의 강풍과 3~4m의 파도가 치면서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삼성크레인 예인선단은 항해를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새벽 4시 45분경엔 유조선과의 추돌 위험을 알면서도 항해를 강행했다. 5시 23분에는 대산 해양청의 충돌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답변도 거부했다. 7시 6분경 삼성크레인과 현대오일뱅크의 기름을 실은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했다. 이때까지 삼성 크레인 예인선단이 취한 조치라고는 유조선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인 충돌 10분 전 6시 56분에야 피하라는 무전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이런 상황 속에 벌어진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는 인간이 자연에게 되돌려 준 가장 배은망덕한 사건이다. 이미 사고로 유출된 기름은 전라도 청정지역은 물론 제주 서남해안까지 도달했고 이는 여의도의 10배가 훨씬 넘는 범위다. 그 피해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거대하다.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지만 조개는 5년, 모든 생물이 회복단계에 이르려면 10년, 태안이 원상회복을 하려면 짧게 잡아도 20년이 걸린다. 피해범위가 넓거나 일부 중심지역은 회복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말로 다할 수 없는 자연 생태계이고 그 생태계와 같이 사는 주민들이다. 6천에서 1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은 지금 매일 기름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주어지는 6만원의 일당이 현재 유일한 생계비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와는 달리 이들은 매일 방제작업에 매달리기 때문에 유해물질에 장시간 노출되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급기야 응급 뇌졸중 환자까지 발생했다. 또한 생활고를 비관한 노인이 자살하기에 이르렀다. 

기름 유출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5년 전남 여천 앞바다에서 씨프린스호의 원유유출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아무런 변화나 사회적 제재조치도 이끌어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세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조선 제작 기준을 그대로 방치했다. 그 결과, 우리는 또 한 번 바다를 죽음으로 몰아넣게 되었다. 이번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로 원유 1만 8백여 톤이 유출됐으며 그 피해는 자연, 맨손 어민, 양식장, 해수욕장, 인근 어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직접적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기름유출사고는 37년간 무려 10,000여 건에 이르고 있는데 1989년도에 알래스카의 엑손 발데즈호 유출사고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고가 난 지 일주일 만에 사고지점 반경 150km까지 기름띠가 퍼졌고 오래잖아 남서쪽 750km까지 퍼졌으며 결국 그 피해는 사고해역 인근 1,800km까지 넓어졌다. 또한 기름 유출 직후 해역 인근에서 1천 마리 이상의 수달이 숨진 채 떠올랐고 바다표범 주검도 300여 구가 발견되었다. 또 25만여 마리 가량의 조류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검을 수습한 조류만도 35,000여 마리에 이르렀다. 그 당시 해안가 정화작업은 2년 이상 계속 되었으며 19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기름을 지우지 못했고 회복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40년이나 된다고 한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이라고 불리는 이 사고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오염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법정 다툼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 삼성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가 침묵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미 이 서해안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40여일이 지나고 있는데 사고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는 사과 성명조차 발표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닫고 있으며 경찰과 검찰은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 사고원인의 은폐 및 조작설과 삼성측의 검찰 로비와 외압설은 모든 피해자를 절망 속에 몰아넣고 있다. 왜 검찰은 사고의 중간발표나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를 지속하는가. 하루빨리 삼성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는 태안 주민들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도 과학적 예측을 무시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사건을 더 커지게 만들었으며 차후 보상에 관해서도 지지부진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검찰은 사고 원인에 대해서 명확하게 수사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피해자들에게 먼저 보상해 주고 이 사고를 만든 두 기업에 구상권을 발동해야한다. 이 사고는 재앙이면서 인재(人災)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책임을 묻고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에 응당한 사회적 제재를 가해야한다. 

이 사고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고 함께 살아가야할 명령을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 생태계를 이용, 활용하다 못해 파괴하고 있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눈을 함께 살아갈 대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이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우리는 선교의 대상을 환경뿐 아닌 생명의 범위로 넓혀 그들과 온전히 살아갈 세상을 꿈꿔야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그 안에 살 자격이 없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살아간다. 우리에게 그 사명은 부탁이 아닌 명령이다. 우린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 지금 서해안에서 우리에 의해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뭇 생명들의 절규를 듣고 우린 함께 슬퍼해야하며 그들을 하루 빨리 구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지고 그들의 아픔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청지기적 사명을 다하지 못한 죄를 반성하며 그들의 아픔을 반으로 줄이기 위한 모든 일에 참여해야한다. 우리는 그들과 한 가족 아닌가!  

※우리의 기도제목

1. 태안기름유출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어민들을 위로하시고, 합당한 보상과 치유가 이뤄지게 하소서.

2. 고통 받고 있는 생태계를 치유해주시고 삶의 터전을 속히 회복시켜 주소서. 

3.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는 하루빨리 회개하고 생태계 회복과 어민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선한 청지기로 거듭날 수 있게 해주소서. 

4. 하나님이 지어주신 세계를 잘 보존하기 위해 우리의 시간과 물질을 사용하여 하나님 앞에 헌신하는 자 되게 하옵소서. 

5. 세상의 물질적 가치보다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갖게 하소서.

 

2008년 1월 16일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생명평화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