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개편논의에 대한 기독여성 입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1월 중순경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라 한다. 그중에서 현 ‘여성가족부’가 ‘부’형태로 존속하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다른 부처와 통폐합 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의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개편한지 채 3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또 다시 개편논의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기독여성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성인지적 가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성’ 부처가 존속 유지되어야 하며, 여성정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여성’ 전담부서가 유지 강화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켜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성의 개인적 권리와 평등주장은 이제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공통된 인식으로 옮겨진지 이미 오래다. 현 "여성가족부"를 "가정복지부", "사회복지부" 등으로 재편하는 것은 지금껏 여성, 아동, 가족 관련 정책들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변화 발전해 온 사회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성평등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현 부처를 유지 강화해야 할 것이다.
2. ‘여성’을 국가경영의 핵심전략으로 삼아야 할 시대에 오히려 정부는 여성의 지위향상과 강화, 가족정책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심 가져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 특별법 제정, 육아 휴직제 확대 등을 통해 성평등 실현을 앞당겼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인수위는 여성가족부와 복지부와의 업무 중복을 없애고, 다른 부처들에 여성정책이 반영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성평등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된 여성관련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경제발전을 주창하는 차기 ‘이명박 정부’는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의 양립체제를 확립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위해 인력창출과 활용, 여성진출과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일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현 ‘여성가족부’ 개편안은 적절치 않은 논의로 여성의 경제적 활동 참여를 위한 여건마련, 가족정책을 위해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3. 차별과 폭력을 극복하고 평등과 평화의 세상을 지향하고자 하는 교회적 관심과 신앙적 가치가 충분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새롭게 출범할 ‘이명박 정부’가 부처 효율성을 운운하며 여성, 아동, 가족 등의 업무를 보건복지부 등으로 통폐합하고자 하는 이번 개편안은 차별을 넘어 여전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 하겠다. 이는 분명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기독여성들은 예수께서 억압과 차별과 불평등으로 병든 이 땅에 온전한 자유와 정의와 평등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시기 위해 오셨고, 그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음을 고백한다. 낮은 자를 위해 오셨고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셨던 예수의 사랑의 실천이 오늘날 차기 정부가 본받아야 할 가치라 믿는다. 차기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존속함으로써 평등 세상을 일구는 일에 더욱 관심 갖기를 바라며, 기독여성들은 여성의 주체성 찾기를 위한 노력에 함께 할 것이다.
2008년 1월 1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성평등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