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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2007년 인권선언문

입력 : 2007-12-10 01:42:36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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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NCCK 인권선언문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자매 중에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복음 25:40)

우리 사회는 현재 정치적 민주화가 일정 부분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사회 전반에 걸쳐 국가권력과 경제민주화의 부진으로 인해 인권유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등의 사회적 약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등의 소수자 인권이 간과되고 차별로 인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50여년 동안 수 많은 이들의 인권을 억압해 온 국가보안법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59주년째를 맞아 우리 사회의 몇 가지 인권 쟁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대로 재개정되어야 합니다.

법무부가 처음 입법예고한 ‘차별금지법’은 차별 금지 항목을 20가지로 상정하고, 그에 따른 고용, 교육기관, 법 집행 등에서 차별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할 경우 구제조치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12월 4일 통과된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을 비롯해 출신국가, 언어, 학력, 병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등 7개 항목을 임의로 삭제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차별과 불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입니다. 차별 구제에서 실효를 낼 수 있는 시정 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 및 징벌적 손해배상 항목도 함께 삭제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인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을 포기한 행위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처음 권고한 원안대로 재개정되어야 합니다.

2. 비정규직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권리’법안이 새롭게 입법되어야 합니다.
 

7월 1일자로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었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거리로 몰리고 있습니다. 사업주들이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계약해지를 남용하고, 외주 용역화하여 노동자들을 영원히 비정규직화 함으로써, 고용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비정규직보호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실질임금의 저하를 가중시키는 반인권법으로써 폐기하고, 비정규직‘권리’법안으로 새롭게 입법해야 합니다.

특히,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150여일이 넘도록 거리에서 투쟁했으며, 지난 11월 27일부터는 NCCK 총무실에서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용역 전환 철회를 요구하면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기독교 기업을 표방하는 이랜드 그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전면 수용하여,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기를 촉구합니다.  

3. 이주노동자 문제는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와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으로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현재 45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 체류 이주노동자 중 23만 명이 미등록 상태입니다. 국내 저임금 제조 분야에 종사하면서 우리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 지난 2월에 발생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 가해진 반인권적 정책의 발로였습니다.

또한, 지난 11월 25일 주일에 발안외국인노동자의 집, 중국인교회에 대한 과잉 단속은 성소침탈, 중상자 발생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항의하며 이주노동자와 중국인 동포 250여 명이 NCCK 7층 로비 등에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이들의 요구 사항인 재발방지대책 수립,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재외동포법 전면시행 등의 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가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등 소수자의 인권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합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지난 반세기 동안 1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구속되었으며, 최근에도 1년에 700여명이 실형선고를 받았습니다. 한국정부는 2000년도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과 결의안 채택을 요구한 유엔의 시민∙ 정치적 권리규약을 결의했고,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2005년 12월에 ‘양심의 자유’ 보호 차원에서 관계 부처에 대체복무제를 권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정부 당국이 종교 등의 사유로 인한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한 것은 우리가 인권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계기라 확신한다. 정부는 대체복무제의 다변화를 통해 민간안전망을 구축하고, 복지사회국가를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5. 국가보안법은 폐지하고, 모든 양심수는 석방되어야 합니다.  

지난 세월 냉전 체제 속에서 전가의 보도로 사용된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평화통일 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이들의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고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평화운동가이며 사진작가인 이시우 씨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기도 했고, 한총련은 아직도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지도부가 수배자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민주화와 평화통일, 사회정의를 위해 일하다 구속된 모든 양심수는 석방되어야 하며, 반인권, 반통일 악법인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철폐되어야 합니다.

6. 사형제는 모든 인간의 생명권을 지켜내기 위해 폐지되어야 합니다.  

오는 12월 30일에 우리나라는 사형집행이 중단된 지 꼭 10년을 맞이합니다. 국제 사회적으로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인정받게 됩니다. 사형제도는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국가가 직접 침해하는 반인권적 형벌로서, 일찍부터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이 적극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제도입니다. 최근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소위 인혁당사건”처럼 독재 권력에 의한 정치적 사법살인들과 한번 집행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사형제도의 잔혹함을 우리는 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지난 10월 10일에는 ‘대한민국, 사실상 사형폐지국 선포식’을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제62차 유엔총회에서는 ‘사형제도폐지 글로벌 모라토리엄 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얼마 남지 않은 17대 국회이지만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켜,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워 주기 바랍니다.  

7.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을 선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창조세계에 충만하기를 기원해 온 우리는 17대 대통령 선거가 한국사회의 새로운 질적 도약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6월 항쟁후 20년간 지속되어 온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딛고 생명과 평화, 복지와 인권이 꽃피는 미래 사회로 전진해야 할 우리에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정치민주화가 경제민주화로 이어지지 못해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노력은 남남갈등이 증폭되어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대선에서 우리 모두는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인권의 가치를 국책으로 반영하는 대통령을 선출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적 질서를 창출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자, 갇힌 자, 헐벗은 자들을 위한 헌신이 교회의 사명임을 재천명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한국교회와 함께 할 것임을 밝힙니다.

 

2007년 12월 9일

인권주간연합예배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