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이주노동자 농성’ 교계 최대이슈로… 불법체류 합법화·재외동포법 전면시행 촉구(국민일보)

입력 : 2007-12-06 12:34:30 수정 :

인쇄

교회 내 불법체류자 단속사건으로 촉발된 이주노동자들의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성은 5일로 10일째를 맞았다. 초기 법무부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던 이주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 합법화와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3∼5일에는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과 청와대 앞에서 촛불기도회와 시위를 벌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교회인권센터는 5일 이번 사태에 대해 의사와 변호사 등 10명으로 조직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최재봉 목사)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농성이 확산되고 기독교계의 대응이 조직화 돼가고 있음에도 정부에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아 이대로 갈 경우 이번 사태는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대형 사회 이슈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권력,교회 수색이 계기=불법체류자 단속사태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법무부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이 경기도 화성 시 발안 중국인교회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단속반원들이 도주하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쫓아 예배당 안으로 진입, 연행을 시도하던 중 단속을 피하려는 이주노동자 2명이 다리가 부러지고 허리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다. 거울이 깨지는 등 교회 기물도 파손됐다.

이 교회 박명희 선교사가 “여기는 예배당인데 교회 안에까지 단속하는 것이 옳으냐”라고 항의했으나, 단속반원들은 “교회라고 (단속을) 못할 것은 무엇이냐. 우리는 밖에서부터 쫓아왔고 꼭 잡아가야 한다“며 단속을 강행했다. 또 같은 날 경기도 양주 외국인노동자의집 교회(담임 칙 네슬리 선교사) 앞에서도 출입국 직원의 단속으로 이주노동자 2명이 체포돼 종교탄압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농성 중인 이주노동자와 운동관계자들의 요구는 국무총리 사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불법체류자 자진귀국 후 합법화 적극 추진=국내에는 100여개 국가에서 온 40여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불법체류자들이다. 하지만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 인권단체들은 이들 대부분이 합법적으로 한국에 입국했으나 자격 변경, 고용주의 폭언·폭행, 임금체불 등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로 정해진 사업장을 벗어나 불법체류자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당수는 한국에 들어올 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또는 고국에 두고 온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합법적인 체류기간을 넘긴 경우다.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는 재발방지 대책은 물론 이주노동자 단체들이 요구하는 불법체류자 합법화와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 요구를 어느 선에서 받아들일지에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자진귀국 프로그램’을 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러시아 동포 등 재외동포들의 자유왕래는 유학생, 기업인 등 전문인력 범주에 속하는 동포에 한해 재외동포 체류자격(F-4) 비자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동포의집 김해성 목사는 “이번 사태에서 보듯 외국인노동자 인권침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체류자 다발 국가의 노무자들이 자유로운 왕래를 할 수 있도록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회의 신성함을 사수하기 위해 전 교계가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돼가고 있다.

유영대 강주화 기자 ydyoo@kmib.co.kr

"재외동포법"이란=우리나라의 재외동포는 전 세계 700만명 정도이며 이 중 일제 식민시기에 중국에 정착한 동포는 200여만명이고 구소련 지역에는 50여만명이 있다. "재외동포법"은 1999년 국회를 통과했다. 외국으로 이주해 그 나라 국적을 취득한 동포에게 대한민국 국민과 다를 바 없는 대우를 해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정부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에 해외로 이주한 동포와 그 후손 등은 "재외동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과 구소련에 있는 동포는 국내 노동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실제적으로 제외시킨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헌법재판소는 2001년 재외동포법에 대해 "차별"을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99헌마 494)을 내렸고, 2003년 12월31일까지 관련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2004년 국회는 중국과 구소련 동포들을 포함하는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무부는 아직까지 재외동포법의 전면적인 시행을 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