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6:4-7, 그러다가는 망한다.
이러다가는 당합니다. 그러다가는 망합니다.
세계 경제 10위권에 다가섰다고 자랑하지 마십시오.
세계 초일류 기업이라고 떵떵대다가 망합니다.
영어 썩고 정신이 썩었는데 경제가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가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여서 돈이 있어도 민주주의가 있어도
군대가 있어도 일자리가 있어도 영이 죽으면 죽게 되는 존재입니다.
영이 썩으면 그 사회도 썩습니다. 썩은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오늘 아모스의 경고는 저 옛날 이스라엘의 경고만은 아닙니다.
오늘 아모스는 너희는 망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잘 먹고 잘살되 썩은 재물 부패한 뇌물로 살찌운 세상은 망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게 시키는 삼성전자는 우리의 자존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규모와 내실에서 세계 유수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지요. 삼성전자뿐입니까? 삼성 계열사들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2%에 이르는 527억달러어치를 추출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1%를 조금 넘는 피고용자로, 국내총생산의 4%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만드는 초우량 기업 집단이 삼성입니다. 세금도 제일 많이 내지요. 삼성이 없는 한국경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삼성의 숨겨진 얼굴을 보게 된 지금 우리는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폭로로 드러난 삼성의 일그러진 얼굴은 이른바 ‘선진경제’로 도약하지 못한 채 길을 잃고 헤매는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계장부 조작, 탈세, 금융실명제법 및 외국환 관리법 위반, 회삿돈을 가로채 총수 일가의 재산 불려주기 등 그가 폭로한 삼성의 뒷모습은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합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답답한 것은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않 믿을 수가 있습니까? 김용철씨가 내막을 잘 아는 내부자입니다. 폭로는 구체적입니다. 삼성이 자신에게 돈다발을 보냈다는 이용철 전 청화대 법무비서관의 증언과 사진 공개는 김 변호사의 폭로가 거짓이 아님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나라는 어디나 기업의 부정과 반칙으로 얼룩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선진경제’를 이룬 나라들은 그런 과거와 결별하는 데 성공한 나라들입니다. 법질서가 무력화되고 반칙을 일삼는 기업이 더 승승장구하는 나라에서는 혁신의 힘이 살아나지 못합니다. 그런 까딹에, 정부가 나서서 반칙과 부패를 척결하고, 그것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반면 많은 나라는 아직도 반칙 기업과 공직 부패에 발목잡혀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삼성의 반칙이 국가기관까지 깊이 병들게 했다는 점은 더 큰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검찰·법원뿐 아니라 상당수 공직자가 삼성이 뿌린 검은돈에 오염됐다고 김 변호사는 폭로했습니다. 삼성 수사에 극구 반대하고 나선 재계 단체들을 보면, 반칙 기업이 어디 삼성 한 곳뿐이겠느냐는 의문을 떨 칠 수 없습니다. 언론 또한 삼성 앞에서 맥을 못 추니, 그야말로 골수 깊이 병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삼성 관련 의혹들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채 묻혀버렸습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검찰에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게 하고, 국회로 하여금 특별검사를 도입하게 한 국민의 힘이 살아 있는 까닭입니다. 돈 앞에 굴복하지 않은 국민이 희망입니다. 양심이 희망입니다.
이번 사건의 담당자들은 삼성 수사의 역사적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합니다. 이번에야말로 기업의 반칙과, 그것이 공직 부패로 이어지는 사슬을 끊고 법의 엄정함을 보여주고 기업의 그릇된 경영 관행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큰 병은 때를 놓치면 못 고칩니다.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이러다가는 다 망할지도 모릅니다. 이 경고를 바르게 듣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이 못된 우리 시대의 질병을 고치는 데 앞장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부패추방의 결의를 다지는 우리 국민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영주 NCCK 실행위원(기독교대선연대 공동대표) 설교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