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이 교회 내에서 무리한 단속을 벌여 미등록 이주노동자 2명이 중상을 입고 교회 기물이 파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3백여 이주노동자는 26일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단속 철회 등을 요구하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서 항의 농성에 들어갔다.
사건은 지난 25일 경기도 화성시 발안외국인노동자의 집에 자리한 중국인 교회(김해성 목사)에서 벌어졌다. 이날 추수감사절 찬양대회 준비 도중 이주노동자들은 쉬는 시간에 교회 정문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 때 이주노동자들 눈에 단속반원이 들어왔고 이들은 이주노동자를 쫓아 교회까지 들어왔다.
당시 예배를 준비하고 있던 박명희 선교사는 "4-5명의 단속반원들이 교회에 구둣발로 들어와 "여기는 예배당"이라며 항의했지만 단속반원들은 "교회라고 못할 것 뭐냐.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꼭 잡아가야 한다"고 자신의 항의를 한마디로 일축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달아나던 이주노동자 3명은 3층 높이의 교회 옥상에서 뛰어내려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박 선교사에 따르면 중상을 입은 2명은 양 발목과 허리를 심하게 다쳐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교회 예배당은 거울이 깨지고 의자가 파손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박 선교사는 "단속반원들은 이미 교회 바깥에서 이주노동자를 버스 한 가득 잡아들였으며, 중국인교회 새 신자 2명도 잡혀갔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주노동자들은 교회 오기도 무서워 할 것 같다"며 "그 날의 상황은 마치 인간이 인간을 사냥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은 "종교탄압"이라며 26일부터 NCCK에서 항의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외노협은 "성스러운 예배를 방해하고 성전에 침입한 행위는 교회에 대한 도전임이 명백하다"며 "단속반원들의 행위는 명백한 종교 탄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 전면 철회 ▲법부부 장관의 이번 사안에 대한 관련자 처벌 및 사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외노협 우삼열 사무국장은 "농성은 한 달여간 진행될 것 같다"며 "3백여 이주노동자는 어떤 일이 있더라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