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바다의 숨을 끊으려는가
- 대법원 “새만금 물막이 최후 2.7km 공사 진행 최종 판결”에 대하여 -
우리 기독교인들은 생명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는 사순절을 맞아, 죽음 앞에 놓인 새만금 갯벌이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나 오늘 대법원은 2.7km 남겨둔 채 중단되었던 갯벌 끝물막이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KNCC) 환경위원회는 대법원 판결이 부정의하고, 반생명적이며, 국민들의 뜻을 져버린 판결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NCC는 지난 2003년 5월 [새만금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4대 종단이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제안서]에서 명분을 상실한 방조제 공사 중단을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간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며 중요한 바다 생물과 어촌의 터전이요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이동성 새들의 서식지를 죽음의 땅으로 만드는 새만금 간척사업 재검토를 위한 “신구상기획단을 통한 대안마련”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그 어느 것도 실행되지 않은 채 오늘의 실망스러운 판결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국민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매립 이후 농지활용의 목적을 위한 신개발구상이라는 명분하에 진행되었다. 우리는 지금도 4대 종단 성직자(이희운 목사,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김경일 교무)를 비롯한 다수의 국민들이 새만금의 부활을 간절히 소망하며 전라북도 부안에서 서울까지 305km “3보 1배”라는 초인적 고행의 대장정을 걷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물막이 재공사 착수라는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이제 정부는 전북지역의 경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연 파괴의 면죄부를 받아 창조세계의 아름다움과 수많은 생명체들의 보고인 새만금을 황폐화시키고 평화를 깨뜨리게 되었다. 생명의 가치를 외면하고 개발과 경제적 가치에 손을 들어준 판결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상생의 질서는 급속하게 무너지게 되었고, 오직 무분별한 개발과 이로 인한 뭍 생명들의 죽음이 만연하게 되었다. 또한 이 판결은 “새만금 바다를 살려주소” 절규하던 새만금 어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빼앗게 되었다.
KNCC 환경위원회는 금번 판결이 다수 국민의 마지막 기대와 희망을 짓밟았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에게 동등한 ‘생명권’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인간중심의 반생명적 판결이기에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힌다. 또한 기독교인들에게 창조주 하나님의 약속이고, 생명이며, 축복인 ‘물’이 방조제 재공사로 인하여 죽음의 땅으로 변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향후 KNCC 환경위원회는 생명운동 차원에서 새만금 갯벌 보전을 위한 일들을 시민사회 단체, 종교단체들과 함께 펼쳐나가고자 한다.
2006년 3월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백 도 웅
환경위원장 홍 영 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