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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토론회

입력 : 2012-09-13 09:53:35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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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11일,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고(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고(故) 장준하 선생은 1975년 등산 중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러 정황상 타살의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사단법인 장준하기념사업회는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규명을 요청한 바 있다.

이번 토론회는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주최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한신대학교 총동문회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임광빈 목사가 사회를 맡아 안병욱 교수(가톨릭대학, 제2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고상만 조사관(전(前) 대통령 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장준하 사건 조사팀장)의 발표와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다.

안병욱 교수는 발제에서 장준하 선생 의문사 조사는 자료와 정보 접근이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은 보수 언론의 횡포와 그에 휘말리는 사회 분위기라 지적했다. 그는 한 예로 1984년 허원근 일병이 전방 부대 내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들었다.

국방부는 당시 허 일병이 사인에 대해 허 일병이 자살을 시도했으며 마지막에 머리에 쏜 총상으로 두개골이 파열되어 사망한 것이라 결론지었다. 그러나 유가족은 타살 의혹을 제기했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긴 조사 끝에 이 사건이 오발 사고로 인한 것이라 확신했다. 이를 증명할 증인이 나타나며 사건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는 듯 했으나 한 보수 언론이 그를 돈에 매수당한 사람으로 매도하면서 결국 은폐 세력이나 결정적 증인을 찾아하지 못한 채 진상규명 불능 판정을 내려야 했다.

그는 이 사건을 "언론의 한판 뒤짚기에 사회가 꼼짝 못했던 사건"이라 규정하고 "우리 사회는 민주화와 성장, 의식의 확대를 말하지만 아직 1987년 이전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사는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이를 조사하고 정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과거사를 인정하는 것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준하 선생의 사건도 결국 국가의 잘못을 시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고상만 조사관도 장준하 선생 의문사 조사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이야기하며 조사권이 아닌 수사권, 실질 조사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