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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민일보 정상화 촉구를 위한 우리의 입장

입력 : 2012-08-23 05:02:58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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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는 대화합으로 새롭게 출발하십시오!
 
1988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창간하여 현재는 재단법인 국민문화재단에 소속된 민간 공익언론인 국민일보는 ‘사랑·진실·인간’이라는 사시(社是) 아래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 기독교인의 대변지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간 25년째를 맞이한 국민일보가 한국교회와 사회의 공적 언론으로서 창간 신앙고백에 충실하게 성숙하고 발전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지난 해 12월 23일부터 시작하여 올 6월 12일까지 지속된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대응을 바라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파업에 대해 국민일보가 보다 성숙하고 책임적인 언론으로 자라나기 위한 성장통으로 이해하고 기도하면서 과정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우여곡절을 겪으며 노조는 173일 만에 파업을 풀고 전격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였습니다. 우리는 노조의 업무 복귀가 노사 간 긴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새롭게 화합하며 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사실 업무 복귀 후 사측이 곧바로 단행한 대규모 인사이동에 대해서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노사의 자율적인 화합을 위해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업 참가자 중 24명을 대상으로 징계 심의를 하였고, 그 결과 해고 1명, 권고사직(사직을 권고해 해임) 3명, 정직 5명, 감봉 4명이라는 중징계를 통고하였습니다.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과 복귀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다음과 같은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1. 노조의 복귀가 노사 대화합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갈등은 대범하게 풀고 나가야 하며, 모욕적 언사나 질서를 깨트린 경우 노조든 경영진이든 유감과 사과 표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 어떤 이유로도 파업으로 인한 해고는 없어야 한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경우에서 보듯이 현재 우리사회에서 해고는 살인과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기업이 해고를 강행한다 해도 기독교 복음을 운영 이념으로 고백하는 기독교 언론사는 결단코 해고만은 지양해야 한다.
 
3. 노사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우리는 원론적으로 징계에 반대하지만, 회사 경영상 어쩔 수 없이 꼭 해야 한다면 비기독교 언론사의 징계 범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하며 징계 대상이나 내용도 그야말로 상징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회사 경영진들을 두 번 공식 방문하여 위와 같은 기본적인 입장을 전했으며, 국민문화재단 이사장께도 여러 번 전달한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우리의 간곡한 바람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우리는 심각하게 숙고하고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로마서 12:17~18)는 말씀 앞에 서 있는 우리는, 국민일보가 일천만 그리스도인들을 섬기며 우리 사회에 기독교적 가치를 확산하는 소중한 사역을 올바로 감당하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그 동안의 갈등을 마감하고 새 출발한 국민일보는 노사 화합의 큰 틀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바랍니다.
2. 해고는 기독교 신앙에 위배되기에 어떤 이유로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3. 파업 과정이라 하더라도 인간적 무례나 질서를 무시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과나 입장 표명이 필요합니다.
4. 국민일보 파업과 후유증의 한 중심에는 이번 징계를 단행한 인사위원장 최삼규 경영전략실장과 이번 파업의 한 요인이 되었던 이승한 종교국장이 위치하므로 위 두 책임자가 현재의 직책에서 용퇴하기를 촉구합니다.
5. 국민일보가 공익적 기독교 언론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국민일보가 하루빨리 갈등을 접고 화합을 통한 새로운 출발을 단행함으로써 한국교회와 사회에 희망의 빛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국민일보의 변화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이며, 우리의 바람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도하며 가능한 모든 행동을 다 할 것입니다.
 
2012년 8월 2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