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과 책임성을 지닌 새 인물을 세워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연임 방침에 대해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현병철 위원장은 2009년 임명 당시부터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전문성의 결여나 인권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을 이유로 많은 반대를 받았었고, 지난 임기 동안에는 한국사회의 인권을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회는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본연의 업무를 하는데 차질을 줄 뿐 아니라 사회 약자의 인권을 대변하는데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헌병철 위원장의 연임 방침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입장발표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연임 방침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01년에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을 전담하는 독립 국가기관입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과 전문성,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인권을 보호할 책임감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 관련 인사청문회와 이명박 대통령의 연임 의지를 놓고 거센 반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 위원장은 2009년 임명될 때부터 논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인권에 문외한인 비전문가에게 국가 인권 기관의 수장을 맡기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무리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 현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스스로 부정하는가 하면, 인권위원회 내부에서부터 갈등이 이어져 위원들이 사퇴하고 인권상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서는 열 가지 이상의 문제에 현 위원장이 위증을 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종교관련 단체에게 ‘종교차별로 인한 인권침해 실태 조사와 개선 방안 연구’ 용역을 줌으로써 종교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였습니다. 이는 참으로 사려 깊지 못한 결정으로서 종교간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해 온 본 협의회로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냉정합니다. 시민사회계가 연임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심지어는 국가인권위원회 내부 직원들까지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느 한 개인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이 확연하게 추락하고 있다는 위기와 분노의 표현입니다. 실제로 현병철 위원장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보호에 무관심했으며, 민간인 사찰 등 중요한 권력형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침묵하였습니다. 국제 앰네스티 본부 사무국도 현 위원장의 연임 움직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할 정도입니다. 또한 국제 인권 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최근 한국의 인권 현실에 대해 언론 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격하시켰습니다. 이러한 국내외적 우려와 혼란은 이명박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인사 관행에 근거합니다. 임기 내내 사회와 소통하지 않고 비판적 지적에 대해서는 오기로 맞서는 대통령의 인사 행태가 우리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강력히 촉구합니다. 현병철 위원장의 문제점은 그의 임기 동안에 인권이 총체적으로 후퇴했다는 사실에 뚜렷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현병철 위원장이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를 겸허히 경청하여 전문성과 책임성을 지닌 새 인물에게 인권 보호와 증진의 중책을 맡기기 바랍니다.
2012년 7월 2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 해 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