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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입력 : 2011-03-28 09:39:2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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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생명·평화·정의를 한국교회의 중심 과제로 고백해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절망과 고통의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0098677일간의 격렬한 노사 쟁의를 끝내는 대타협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16개월이 지난 현재 쌍용자동차 사태로 일자리를 잃거나 무급 휴직자로 분류된 노동자와 가족 중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극단적 투쟁가로 분류되어 재취업이 어렵고, 무급 휴직자들은 해고는 면했지만 장기간 급료를 받지 못한 상태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이전의 전쟁 같은 파업 진압 과정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깊이 간직하고 있는데다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을 유지하는데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거기에 사측과 경찰의 소송까지 더해 그야말로 삼중고에 시달리며 죽음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더욱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앞날에 대한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현재가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희망은 우리의 발걸음을 결코 죽음에로 인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희망의 부재는 삶의 의욕을 사장시키며 사람을 어려운 현실에 매몰시킵니다. 지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실직, 생활고, 소송에다가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암울한 터널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이제까지 이어진 16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자살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입니다.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모진 결단을 한 이들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이 아직도 500명 가까이 우리 곁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안고 극심한 경제적 고통과 전망 없는 미래에 억눌린 채, 정부와 사회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외로운 삶을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삶은 죽음보다 더 가혹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안타까운 죽음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더 이상 같은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정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에 책임적인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측과 경찰이 제기하고 있는 법적 처벌과 경제적 손해배상 청구를 철회하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2. 정부는 이제 곧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인도의 마힌드라 자동차가 우선적으로 해고자들과 무급 휴직자들을 복직시킬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야 합니다.
 
3. 종교계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이어진 자살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지금부터라도 다각적인 화동을 통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연대해야 합니다. 나아가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에 대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정책 반영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201132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   해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