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사형 폐지를 선포하는 이 자리가 법률적 폐지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길 기도합니다”(권오성 총무)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사형국가가 되었음을 선포하는 기념식이 2007년 12월 3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최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는 “지난 10년의 노력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인권 선직국으로 나아가는 기틀이 마련됐다”며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당선된 새 당선자 역시도 앞으로 5년간 이 같은 인권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믿으며, 더불어 다음 회기 국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총무는 “사람이 사람의 빼앗을 수 없는 것이며, 이는 기독교의 생명 평화 가지인 창조질서의 보존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창조질서의 가치 보존을 위해 지난 10년간 노력해온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사형폐지국가 기념식은 국회의원 유의태 의원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국제엠네스티 등이 연합된 사형폐지국가 기념식 준비위원회 주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종교계를 대표회 진관 스님과 이용우 신부 그리고 조성애 수녀 등이 참여했고,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정원 선생, 야생초의 저자이며 실제 사형선고를 받았다 풀려난 황대권씨도 참석해 사형폐지국가 기념식을 축하했다.
영화배우 권해효 씨의 사회로 문화마을 들소리의 타악 퍼포먼스와 가수 홍순관 씨의 노래공연등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함께 했다.
또, 현재 수감중인 사형수 64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64마리 날리기 행사도 함께 했다.
사형폐지국가 기념식 선언문 - 오늘부터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입니다 - 이제 대한민국은 사형폐지국가입니다.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있고서 꼭 10년이 되는 오늘, 우리는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이 감격스러운 날을 축하하고 기뻐합니다. 지난 1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정부에 사의를 표합니다. 사형폐지 운동에 앞장서 헌신해 온 종교 ․ 인권 ․ 시민사회의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되는 이 역사적인 사건은 생명과 인권을 사랑하는 이 땅 모든 양심들의 승리입니다.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전진이며, 이 땅에서 법의 이름으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다신 없을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사형제도는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국가가 직접 침해하는 반인권적인 형벌이며,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이 금지하고 있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제도입니다. UN은 공식 연구 발표를 통해 사형제도가 살인 범죄 억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사형은 현대 형벌의 기능이 지니고 있는 ‘교화’의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고 범죄발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회의 불완전한 요소들로 인한 ‘사회적 책임’을 전적으로 개인에게만 책임지우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위일 뿐입니다. 독재정권이 정치적 반대파들을 제거하거나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형 제도를 악용한 사례 역시 수없이 많습니다.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재심 무죄 판결 등 그 진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억울하게 사형집행을 당한 이들을 살아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입니다. 유엔은 이미 ‘전 세계 국가의 사형제도 폐지’를 천명했고 이를 위한 결의안과 선택의정서도 채택된 지 벌써 오래입니다. 지난 62차 유엔 총회에서는 ‘사형집행유예 결의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되기도 하였습니다. 사형폐지라는, 거부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무거운 요청에 이제 적극적으로 답할 때입니다. 17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사형폐지에관한특별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8대 국회에서 또 누군가에 의해 이 법이 발의될 것이고, 국민의 인권과 생명을 보호하자는 똑같은 법안이 십수 년에 걸쳐 발의되고 폐기되기를 반복하는 부끄러운 모습이 남게 될 것입니다. 17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입법을 통해 사형을 폐지하는 것만이 그동안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합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대신하여 오늘 이 자리에서 사형폐지국가 기념식에 함께 하고 있는 우리들은 이제 우리나라의 사형제도 완전폐지는 물론 지구상 모든 국가에서 사형이 폐지되기를 염원합니다. 대한민국의 사형제도 완전 폐지는 아시아와 전 세계 사형폐지 운동에도 큰 힘을 보태게 될 것입니다.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를 넘어 진정한 인권선진국이 되는 길에 온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를 희망합니다. 사형폐지국가 기념식에 참석한 우리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신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2007년 12월 30일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되었다. 오늘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가장 최우선시하는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갈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2007년 12월 30일 사형폐지국가 기념식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