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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폐지촉구연합기도회 열려

입력 : 2006-08-25 01:01:1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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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중심으로 사형폐지운동이 전개된 지 근 20여 년이 되었고, 이번 17대 국회에서는 175명의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법사위에 사형폐지법안을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한 번도 국회에 안건 상정이 안 되고, 찬반 여론만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에 올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회장 문장식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인권위원회(위원장 이명남 목사)는 공동으로 8월 23일 전주 효자동교 회(담임 백남운 목사)에서 사형제도폐지촉구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는 예장 총회 사형제도폐지위원장인 백남운 목사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사형은 또 하나의 살인'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명남 목사는 신앙인의 입장에서 볼 때, "공권력이라 하더라도 한 생명을 빼앗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유럽 국가들은 모두 사형 폐지국이고 이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의 소리' 순서에서 문장식 목사(서울구치소 교정사목 대표)는 '지존파'와 또 다른 사형수가 사형집행 직전에 부른 찬송 테이프를 공개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사형수들을 위한 기도' 순서에서 황필규 목사(KNCC 국장)는 "주께서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그들을 용서해 주실 것"과 "우리가 그들을 온전히 사랑치 못한 것을 회개케 하실 것" 그리고 "살인 피해자 유가족들의 고통을 위로하시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가 상호 간에 이루어지기"를 간구했다.

 

마지막 순서로 원형은 목사(국가인권위원회 위원)가 낭독한 '사형제도폐지촉구 결의문'에서는 "사형제도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며, "사형은 비인도적인 형벌"임을 지적했다. 또한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는 여야의원들이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을 통과시킬 것"과 "사형수 가족을 돕는 일과 중범죄 피해자 보호방안의 시급성"을 촉구했다.

 

현대신학자인 슐라이에르마허와 칼 바르트가 사형을 반대했는데, 그 근거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이었다. 참석자들은 새 계명인 "원수까지 사랑하라"(마 5:38,39)와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을 도모하라"(롬 12:17)는 말씀을 묵상하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주님의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아래는 이날 기도회에서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한다

 

우리는 모든 생명은 다 똑같이 소중하다는 진리를 확인하며 사형제도폐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힌다.

  1.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 고귀한 것으로 인간에겐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그 어떤 권한도 없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사형제도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며,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 및 생존권 등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
  1. 사형은 가장 잔인하며 비인도적인 형벌로 사형이 범죄를 예방하고 억제하는 수단이 된다거나, 생명침해에 대한 정당한 보응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사형의 범죄 예방효과는 입증되지 않은 잘못된 생각이며, 보응으로서 사형을 주장하는 것은 악으로 악을 갚는 옳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사형이 결코 회복이 불가능한 형벌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사형은 폐지되어야 한다.
  1. 지난 15대, 16대 국회에 이어 17대 국회에서도 175명의 여야의원들이 사형폐지특별법안을 제출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절대 다수의견으로 사형폐지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15,16대 국회에 이어, 이번 17대에서도 사형폐지 법안이 국회법제사법상임위원회에 묶여있는 안타까운 형편이다. 현직 국회의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촉구한다.
  1. 우리는 정부를 비롯하여 교회와 일반사회단체 모두가 사형폐지의 폐지와 함께 사형수를 비롯한 중범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속죄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과 그들의 가족을 돕는 일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또한, 살인을 비롯한 중법죄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되고, 세심한 지원이 보장되어 범죄피해로부터 빨리 회복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 사형제도폐지촉구기도회 참석자 일동은 사형제도가 폐지되어 이 땅에서 하나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이 제도에 의해 침해받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2006년 8월 23일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인권위원회,

사형제도폐지촉구기도회 참가자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