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초대감독 최태용 목사 친일행적에 대한 죄책고백문
- 교단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하나님과 민족과 역사 앞에 엎드려 회개합니다 -
지금 우리는 묵은 시대를 엎고 새로운 시대로 갈이 하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지나간 시대의 진실을 털어놓고, 정의에 기반 한 용서와 화해를 이룬다면 창창한 미래가 우리에게 있을 것을 믿습니다.
일제 강점에 의한 친일 부역과 해방 전후의 극심한 혼돈, 반세기도 넘는 분단과 이념의 갈등 속에서 빚어진 비극의 일단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마냥 덮어두고 잊혀지기만을 기다릴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한국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친일 부역은 단순히 식민지 백성의 비굴한 조아림을 넘어 일왕과 신사를 숭배하고, 대동아공영의 가치를 두둔하며 침략전쟁 수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습니다. 이것은 심대한 배교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1935년 암울한 식민지하에서 <조선인 자신의 교회>를 높이 외치며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창립되었습니다. 교단적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모진 시절을 꿋꿋이 견디면서 민족교회로서의 사명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강압적인 마수는 1942년에 이르러 초대감독 최태용 목사에게 무거운 죄책의 짐을 지게하고 말았습니다.
1) 최태용 목사는 福元唯信이라는 이름으로 창씨를 개명하였습니다.
2) 친일잡지 [동양지광 東洋之光]1942년 10월호에 일문으로 <조선기독교회의 재출발>이라는 친일논설을 기고하였습니다
3) 젊은 교인들을 강제징용이라는 총알받이에서 구제하기 위해 국민학교 교재용으로 쓰인 모형항공기 제작 공장을 차리게 했고, 총독부는 이를 군수품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어떤 내용도 숨길 것이 없습니다. 있다면, 더 하나님을 사랑하지 못하고, 더 민족을 사랑하지 못한 죄를 날마다 회개할 따름입니다. 개인의 경건과 내적 만족에 치중하지 않고 하나님의 위엄하신 역사 안에 거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선도하는 교회의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금 각오합니다. 오늘 죄책고백을 드리는 우리의 뜨거운 눈물을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긍휼하심으로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하나님과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교단으로 회복하여, 낮은 곳에서 낮은 자들과 더불어 맑은 생명신앙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이 되겠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있는 진실한 죄책고백 뒤에는 진정어린 용서와 화해, 희망 있는 전진을 기대합니다.
2006년 1월 20일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
친일과거사 죄책고백 특별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