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반전평화기독연대 향후전망 토론회'에서 평화걷기가 공식 제안되고 9월 15일 제1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가 진행된 이래로 총 28일 동안 매일 정오(연휴, 토, 일 제외) 기독교회관에서 광화문까지 기독인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의 의지를 알리는 행진을 계속해 왔다.
기자회견은 그 동안의 경과보고와 격려사(문대골 목사, 생명교회), 정리입장 발표, 향후일정 발표순으로 진행되었고, 평화걷기 마지막날 행진이 약 30여명 참석한 가운데 마쳐졌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 정리 입장'의 전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독인 평화걷기를 정리하며
국가보안법폐지를 바라는 기독인모임은 지난 9월 15일부터 오늘(10월 29일)까지 총 28일 동안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이며 반통일적인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하나님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기도의 걸음을 걸어왔다.
우리나라의 가장 중심부요 민주화 인권운동의 상징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촛불의 현장 광화문에까지 이르는 우리의 걸음은, 그 옛날 예언자들이 촛불을 든 채 예루살렘의 거리를 대낮에 걸으면서 진리를 외면한 권력자들과 탐욕을 추구하는 오만한 백성을 향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던 걸음을 뒤따르는 믿음의 걸음이었다.
우리의 걸음은 참된 평화와 진리를 추구하는 수도의 걸음이었으며, 도심의 시끄러움 가운데 침묵의 걸음으로 하나님의 소리를 기다리는 갈망의 걸음이었으며, 분단과 증오에 길들여진 수많은 비난의 소리를 극복하는 고난의 걸음이었다. 걸음과 걸음이 이어지는 그 순간,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예수의 선명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고, 우리에게는 하늘의 은혜가 함께하는 소중한 신앙경험의 순간 이었다.
오늘 우리는 그 믿음의 걸음을 마치면서 우리 사회의 본격적인 화두로 전개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우리의 믿음을 다시한번 밝힌다. 지난 50년 동안 지켜온 기득권을 사수하고 인간의 소중한 권리를 짓밟으며, 우리민족에게 영원한 분단의 굴레를 씌우려는 사람들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나라가 무너질 것처럼 떠들지만,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정작 무너지는 것은 우리사회의 악한 부정의의 담이 무너지는 것이요, 동포를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분단장벽이 무너지는 것이요, 빈익빈부익부에 의해 점증하고 있는 사회갈등의 파도가 무너지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의 결단과 걸음이 이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서 이끌고 온 데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우리의 평화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기독교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철야기도회와 국민연대에서 이끌어가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역사적인 부름 앞에 우리는 발걸음의 피로를 풀 사이도 없이 달려 나갈 것이요, 우리의 믿음이 반드시 이루어지며,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역사 속에 실증해 보일 것이다.
이제 국가보안법은 역사의 무덤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호흡을 가쁘게 쉬고 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국가보안법을 저 먼 어둠의 역사 속으로 던져버리기 위해 역사의 마지막 힘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광명한 민주의 날, 인권의 날, 화해와 통일의 날, 그 하나님의 날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평화걷기를 정리하며
주후 2004년 10월 29일
민족의화해와국가보안법폐지기독교운동본부 / 국가보안법폐지를바라는기독인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