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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34일째 소식-세계이주노동자의 날 12월 18일은 UN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입니다. 이 날은 1990년 UN 총회에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이하 UN 이주민협약)이 통과됨을 기념하고, 이주노동자의 권리가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인권 이므로 어느 국가에서나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온 인류가 공유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현실은 UN이주민의 날을
맞이하여 한달새에 8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간것 입니다. UN이주민의 날을 기념하고 이날의 의미가 앞으로는 제대로 발휘하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주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우리의 권리를 드높이 주장하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오전에는 1m나 되는 크기의 영정 작업 등 집회 준비로 바쁘게 보냈습니다. 12시에는 감리회관 앞 광장에서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감리교추모기도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강제추방저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농성투쟁단, 명동성당 농성투쟁단, 안산 농성투쟁단, 마석 농성투쟁단, 그리고 강제추방 철회를 요구하는 경남지역 이주노동자 상경농성투쟁단, 강제추방반대 및 재외동포법 개정 촉구를 위한 기독교연합회관 농성투쟁단, 재외동포법 개정과 불법체류 사면을 위한 기독교 100주년기념관 농성투쟁단 등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농성투쟁단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주노동자의 날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모인 이 자리는 함께 이주노동자의 날이 되었으니
기뻐하고 즐거워 한다는 것도 모자를 판인데 오히려 죽은 동지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집회는 추모묵념으로 시작하여 KNCC 이주노동자 특별위원장/김원섭동포 장례위원장인 오충일목사와 이주노동자 동지, 동포 동지가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어 스탑크랙다운 밴드의
추모공연, 헌화가 이어졌습니다.
마석 농성투쟁단의 이정호 신부는 조사에서 먼저 간 동지의 죽음이 같은 사람으로서의 자유, 세계는 하나라는 말 속에서의 자유, 가난함으로 부를 찾아 이주하는 이주노동자로서의
자유, 그래서 마침내 국경을 넘고, 편견과 차별을 넘어 온 세상이 하나되는 자유,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집회 후 각 농성단들은 대형 영정을 앞세우고 추모 행진을 나섰습니다. 오늘따라 더욱 추운
날씨에 영정을 앞세우는것이 참으로 서글펐지만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동지, 그리고 강제추방이라는 잘못된 제도를 바꿔 나가야만 하기에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앞으로 앞으로 나갔습니다.
탑골공원 까지의 행진 중 경찰은 뒤에서 행진중인 동포들을 강제로 연행해가려 하여 심하게 몸싸움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동포들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백주년기념관 농성투쟁단과 기독교연합회관 농성투쟁단의 실무자 2명이 연행되갔습니다. 그리고 몸싸움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동지들도 생겼습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더이상 죽이지도 말아야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이해서 까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진행된 집회에서까지 이러한 만행을 저질러야만 한다는것에 집회에 참여한 모든 이주노동자들은 큰 소리로 규탄을 했습니다.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뜻밖에 사태로 집회가 예정보다 늦게 끝나 농성단은 집회 이후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뒤
곧바로 인권콘서트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으로 향하였습니다.
이번 인권콘서트에는 하리수, 홍석천이 함께하는 첫 무대, 동성애자들의 집단 커밍아웃 GO
WEST!, 황대권이 강금실 장관에게 보내는 인권편지 "감옥 밖에서 쓰는 야생초 편지", 이등병의 영상 편지 "병역을 거부하고 감옥에 있지만 마음은 평화롭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희망을 담은 뮤직비디오 '민들레처럼' 등 다양한 모습들의 이지만 하나의 의미를 갖는
인권의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주노동자 밴드인 스탑크랙다운은 이번 콘서트에서 추모곡과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엔 유레카밴드의 someday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래 그렇게 절망에 끝까지 아프도록 떨어져
이제는 더이상 잃을게 없다고 큰소리로 외치면
흐릿하게 눈물너머 이제서야 잡힐 듯 다가오는 희망을 느끼지
그 언젠가 먼 훗날에 반드시 넌 웃으며 말할거야
지나간 일이라고
(오늘 공연된 N.E.X.T.의 Hope 중에서)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희망이 다가오길 바랍니다.
12월 18일 세계이주노동자의날
*오전
아침 농성단 집회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집회 준비
*오후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감리교 추모 기도회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강제추방으로 죽어간 이주노동자/동포 추모제
인권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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