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사랑과 은총이 온 세상에 차고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특별히 가난과 질병, 테러와 전쟁, 좌절과 절망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상황은 동북아시아 전체가 함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또한 기대와 희망으로 출범한 참여정부와 정치는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2003년은 전쟁과 테러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은 한 해였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죄 없는 이라크 민중들과 군인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전쟁의 총성은 계속되고, 아직도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조선족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살아 온지도 오래되었건만, 정부의 강제추방으로 인해 자살과 농성으로 호소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사회가 너무도 비정한 사회임을 세계에 알리는 부끄러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탄절이 소중한 것은 아기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화해와 평화의 은총을 우리 모두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은 전쟁의 현장에서 죽어가는 민중과 군인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 강제 추방에 내몰리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좌절과 절망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기쁨을 얻는 계절입니다. 우리 모두 이웃을 배려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참 평화의 실현을 위해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평화를 심어서 정의의 열매를 거두어들인다.(야고보서 3:18)"는 말씀같이 이 땅에 아기 예수의 평화와 정의가 차고 넘치기를 바랍니다.
2003년 1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백 도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