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해고노동자를 위한 기자회견 및 기도회가 12월 1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있었다. 현재 삼성생명 해고노동자들은 12월 19일부터 KNCC에서 농성중이다. 아래 내용은 이날 발표된 회견문이다.
* 삼성생명 해고자 문제는 http://www.outsamsung.net/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회 견 문
오늘날 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분명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중에서도 노동의 문제는 실로 심각한 수위에 도달해 있다. 나날이 높아지는 실업율, 특히 청년실업은 우리의 미래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며, 외국 노동력의 도입에 따른 불법체류와 강제 추방의 문제는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제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도시농어촌선교(URM)위원회가 이미 1998년, 삼성으로부터 해고되어 5년의 세월이 경과된 노동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 문제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에 관련된 노동자들이 오랜 단식과 투쟁으로 지치고 생존권에 심각한 장애를 안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우리 사회의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닌 노동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회문제로 인식한다. 그것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의 힘든 시기에 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해고 또는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퇴직한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의 문제, 즉 능력 없는 이들의 자연도태라는 인식만 있었지 이들이 우리 사회의 암묵적인 약속 하에 퇴직을 선택함으로 환란의 시기를 이겨낸 또 다른 기여자라는 인식이 우리사회에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선된 경제구조가 뒤따르지 않음으로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책이나 보호가 뒤따르지 않았던 사회구조의 개선의 실효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자회견은 삼성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해고 주체인 삼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좀더 희망적인 사회구조를 창출하지 못한 우리 자신에 대한 질책의 자리이다.
우리가 삼성에 대하여 해고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요구에 대하여 응답하여 주기를 바라는 중요한 이유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가지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수년 동안 거침없는 발전을 거듭해온 삼성 뒤에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삼성의 성공적 발전이 한 기업의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가지는 책임과 기여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삼성해고노동자복직투쟁위원회의 대부분은 지난 5년간의 투쟁과 각종 가압류에 의해 심적,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가압류를 통한 재산권행사의 제한은 기본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노동운동의 가장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인 가압류의 문제는 비록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정한 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삼성해고노동자는 물론 천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 삼성이 책임감을 가지고 이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 주기를 바라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뜻을 삼성에 전달한다.
- 삼성은 한국사회에 대한 성숙한 책임감으로 삼성생명 해고노동자와 대화를 재개하기 바란다.
- 삼성해고노동자복직투쟁위원회에 부과된 갖가지 소송을 해제함으로 노동자들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처하라.
- 우리 사회의 기업, 노동문화 성숙을 위해서 삼성이 앞장서기를 요청한다.
2003년 12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도시농어촌선교(URM)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