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국회 앞 국민은행 부근에서 외국인연수제도 철폐와 노동허가제 실시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중인 농성단 10명이 6월 12일 오전 0시 5분 경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었다.
이 중에는 최의팔 목사, 고은영 목사, 그리고 이정호 신부와 같은 성직자들도 3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은 11일 내린 비를 가리기 위해 처 놓은 천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노상에 불법 구조물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농성단은 비가 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설치물을 철거하기도 어려웠고, 단식에 지쳐 있었기 때문에 이동하기도 어려워 하루만 양해를 구하였고, 사전조율에서 이렇게 합의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경고 방송 후 곧바로 농성단원 전원을 영등포 경찰서와 남부 경찰서로 강제연행해 갔다.
또한 농성자들의 개인 용품인 가방, 신발, 물병 등을 비롯해 엠프와 같은 모든 집회 용품들도 수거해 같다. 이 과정에서 농성자들은 평화적으로 대응했고, 잠자리에 들어있던 고은영 목사는 침낭 채 연행되어지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하고 외노공대위 소속단체들은 12일 오전 10시에 항의 집회를 열었고 영등포와 남부 경찰서를 차례로 항의 방문하였다. KNCC 백도웅 총무도 마침 오늘 단식농성단 지원방문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들과 동행하였다.
항의 방문단은 영등포 경찰서에 도착해 수사과장을 면담하고, 연행과정에서의 과잉대응과,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즉, 이미 집회가 정리된 상황이고, 서로 양해가 된 것으로 이해된 자정의 시간에 연행을 강행하였다는 점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바로 옆에 성업 중이던 포장마차는 묵인하고 불법 설치물 철거라는 명목으로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영등포 경찰서 측은 단지 불법 설치물 철거 규정만을 되뇌였고, 이미 조사가 끝난 상태이므로 연행자들을 전원 석방하겠다고 했다.
영등포 경찰서는 11시 30분경 연행되었던 최의팔, 고은영, 정진우, 김용운, 구자헌씨를 훈방 조치하였고, 남부 경찰서는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1시 30분경에 이정호, 정성희, 이상재, 최현문, 박성희 씨를 훈방조치함으로써 강제 연행되었던 전원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
KNCC 백도웅 총무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다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였다. 이에 대해 연행되었던 최의팔 목사는 감사를 표하며,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하였다. 백도웅 총무도 앞으로 KNCC가 외국인문제 제도 개선을 위해 한걸음 더 내디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하였다.
외국인이주노동자 강제추방반대, 연수제도 철폐 및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후에도 7월 1일까지 단식 농성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